급성 충수염(맹장염)
아들이 급성충수염 진단을 받아서 8월 10일(수) 집 근처에 있는 병원에서 복강경 수술을 받고, 지금은 회복 중인데 아마도 토요일이나 일요일 퇴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술을 받고 4~5일이면 퇴원 가능하니 우리들은 좋은 시절을 살고 있습니다.
충수염을 흔히 맹장염으로 부르지요. 수술 자체가 없던 옛날에는 이 병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이 많았으리라는 예상이 됩니다. 복막염으로 진행하여서 그렇게 되었겠지요. 아들이 월요일 저녁부터 구토를 하였습니다. 설사는 없고, 그냥 체해서 그런 것인 줄 알았지요. 그래서 아프다는 아들의 엄지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 피를 빼는 어설픈 불법의료행위도 하였으나 차도가 없었고, 계속 토하기를 반복하였습니다.
다음 날 집 근처의 병원을 찾았습니다. 근처 주민들에게 그다지 신뢰받지 못하는 병원이지만 응급실도 갖추고 있고, 명색이 종합병원이어서 퇴근시간 이후 아들을 데리고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레지던트로 보이는 의사가 진찰을 하네요. 눕혀놓고 이곳 저곳을 누르고 반응을 살핍니다. 다리도 잘 구부리고, 우측 아랫배를 눌러도 그다지 아프다고 하지를 않고.... 내가 입원을 요청하였으나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니 집으로 가도 된다고 합니다. 맹장염 진단을 하지 않은 것이지요
지난 2월 달에도 같은 증상으로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아 구토가 멎는 주사와 링겔 1개를 맞고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주사를 맞고 나니 새벽 1시 30분이 되었습니다. 다음날에도 차도가
없어서 아내가 병원에 갈거냐고 물으니 가겠다고 하더랍니다. 오죽 아팠으면 어제 저녁 다녀 온 병원을 다시 가려고 했겠습니까?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초음파를 진단을 하고 보니 충수돌기가 부은 것이 6미리 이상이면 충수염으로 진단을 하는데 10미리미터 가량으로 부어 있으니 만약 다른 병원으로 이동을 원한다면 자료를 모두 줄터이니 옮기던가, 아니면 이곳에서 수술을 하던가 빨리 결정을 하라는 것입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납니다. 평소 별로 신뢰를 하지 않던 그 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하나? 아니면 충수염 수술을 잘 한다는 다른 곳으로 후송하여 수술을 받게 해야 하나 하고 생각을 하다가 지역의 국립대 병원 응급실로 전화를 하였지요.
" 지금 다른 병원에서 맹장염 진단을 받았는데 지금 가면 수술을 받을 수 있을까요?"
" 맹장염은 중요한 수술이 아니어서 우리 병원에는 다른 수술 스케쥴이 많아 직접 수술을 못해주고
오시면 인근 다른 병원으로 보냅니다."
다른 병원으로 보낸다니 또 고민이 됩니다. 일단 초음파로 맹장염 진단을 한 의사를 만나보기로 하였습니다. 첫눈에도 깐깐하게 보이는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의사선생님입니다.
이미 아내에게 설명을 한 차례 하였는데 또 다시 설명을 부탁하니 귀찮은 듯한 표정입니다.
그러나 재차 설명을 하더군요. 아직 중하지 않아 복강경으로 수술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회복기간도
4~5일 이라고 하니 깐깐한 그분이 책임감도 있는 듯하여 수술하기로 결심을 하고, 수술동의서에 사인을 하여 수술실에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마침 수술 스케쥴 하나가 비었다고 하면서...
1시간 30분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 의사선생님이 수술실에서 부릅니다. 충수돌기 사진과 수술을 하여 잘라낸 부위를 직접 보여줍니다. 크기가 검지 손가락 2마디 반 정도로 비교적 큽니다.
아래부분이 이미 곪았다고 합니다. 담은 그릇에 고름도 조금 흘러 있었고요. 그 시기를 놓쳐서 복막염이 되면 개복수술을 하여야 한다는데, 잘 참는 아들이 하루를 더 참았다면 문제가 생길 뻔 하였습니다.
충수염의 증상도 없이 그냥 구토만 해서 체한 줄로만 알았는데 맹장염이라고 하니 참으로 난감하였습니다. 사람마다 증상의 차이가 있는 듯하니 구토가 심하면 맹장염을 의심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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