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12. 09:25ㆍ카테고리 없음
'어사화'
'少年登科 不得好死[소년등과 부득호사]'
"소년 등과한 사람치고, 좋게 죽은 사람이 없다."
정말로 섬뜩한 말이지만, "어린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여 일찍 성공에 이르면 큰 곤란을 겪는다". 제대로 인격이나 인품이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린 나이에 벼락 출세하면 나태해지고, 오만해질 수 있다는 말이며, 나태해지면 자신의 발전이 더는 없는 것이고 오만하고 방자해지면 주위의 질시와 적이 많아져서 자신의 삶이 불행해진다는 것을 우리 조상들은 경험에서 터득하고 삶 속에서 늘 경계하여 왔다.
깊은 경륜과 경험 없이 혈기만 가지고 오만방자하게 굴다가 결국 제가 파놓은 함정에 떨어져서 죽음을 맞이한 경우를 우리는 역사에서 배웠다.
오만방자한 경우는 아니지만, 남이장군도 16세(1457년, 세조 3)에 무과에 급제하여, 26세에 이시애의 난과 건주 여진 정벌 등에서 공을 세워 1등 공신에 책봉되었으며(1467, 세조 13) , 세조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으나 세조가 죽은 후 역모에 몰려 처형되었다.
대학 4학년 때 행정고시로 등과 한 어떤 교육부 고위공무원(고위공무원단)이 술좌석에서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신문기자와 반주를 곁들인 밥 먹는 자리에서 '신분제도 공고화', '국민은 개돼지'라는 표현을 하였다가 명예는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의 진퇴를 고민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
올해 47세라고 하니 자신은 세상나이도 먹을만큼 먹었고, 세상물정에도 밝다고 강변할 수도 있겠으나 길손이 보기에는 그는 정치적인 애송이에 불과하다.
왜 그런가? 우선 그는 기자들의 생리를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았고, 더구나 야당紙인 경향신문기자들과 앉은 자리가 아니었던가? 그들이 우호적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는 무능한 것이요. 그런 말이 불러 올 후폭풍을 미처 예견하지 못했다면 그의 행태는 무책임하고, 무지한 것이다.
그도 억울한 점이 있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가 논리적으로 주장했던 '신분제의 공고화'는 행정고시로 등과 한 그와 그 부류들의 신분이 상류층이고, 귀족층이라는 것을 강변하는 것이고, 그런 신분제의 공고화를 통해 21세기의 '신 양반계급'을 추구하려고 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길손은 고등고시 출신들을 지척에서 많이 보면서 생활하여 왔다. 예전에는 대체로 고등고시 출신들이 겸손하고, 성실하며, 분수를 아는 삶의 태도를 보여 주변의 존경을 받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서는 고등고시 출신들은 選民의식과 우월주의의 덫에 빠져 제 분수를 모르고 계급 높은 것만 알아서 과거의 X세대와 같이 저 자신만을 알고, 주변의 계급 낮은 동료들을 자신의 사병(私兵)이나 하수인쯤으로 여기고 함부로 대하는 인간성 나쁜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다가 급기야 그것이 대세로 잡아가는 듯하다.
큰 감투를 쓰는 자는 그것을 지탱해야 할 튼튼한 목(깊은 경륜과 도덕성)이 있어야 하는데 인격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설익은 자들에게 큰 감투를 씌워주니 감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종국에는 제 목으로 감당키 어려워 저 스스로의 목을 꺾어 그렇게 우리 조상들이 경계한 '少年登科 不得好死'의 처지가 되고 만다.
지금의 고등 고시제도는 90여 년 전에 일제에 의해 만들어져서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 도입된 제도로 알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21세기에는 마치 헐거운 옷처럼 우리에게 맞지도 않고, 그런 부작용으로 젊은 고위공무원이 신분제 공고화 운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고등고시 출신은 신 양반계급이고, 아래에 있는 주무관이나 일반 서민들은 평민이고, 상놈이더냐? 고등고시의 적폐가 이렇게 적나라하게 들어나거늘 빨리 고시제도를 손보아야 할 것이다.
고등고시를 두산백과에서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1949년 제정된 '고등고시령'에 의하여 창설되었으며, 사법과(司法科)와 행정과(行政科) 및 1954년 신설된 기술과(技術科)의 3과로 이루어졌다.
'고등고시령'이 1961년 제정된 '공무원 고시령'으로 대치되면서 기술과가 폐지되었고, 1963년 4월 17일자로 개정·공포된 '국가공무원법'에 의하여 행정공무원의 자격고시제가 폐지됨에 따라 행정과시험은 '3급공무원 공개채용시험'으로 대치되었으며, 같은 해 5월 9일자로 공포된 '사법시험령'에 의하여 사법과시험은 사법시험으로 대치·존속하게 되었다. 또한 시험성격이 종래의 자격시험에서 채용시험으로 바뀌었고, 관할기관도 고등고시위원회에서 총무처로 옮겨겼다.
1981년 4월에는 공무원 계급의 개편에 따라 '5급공개경쟁시험'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행정·외무·기술고등고시로 구분하여 시행하고 있다. [출처: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