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13. 21:20ㆍ카테고리 없음
문득 두꺼비 올챙이가 어떻게 자랐나 궁금해서 들렀는데 나도 그동안 너무 무심했다. 장딴지 근육이 찢어져서 45일 치료하고 나왔더니 그렇게 되었는데 정신없이 두꺼비가 알을 낳았던 장소로 가면서 보니 도착 전인데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허탈감이 밀려온다. 수초가 촘촘하게 자라지 않고 너무 듬성듬성하게 자란데다가 물까지 만수위이니 블루길이 신작로를 만들었어도 몇 개를 만들었을 것이다. 겨우내 말라버린 수초를 제거했어야 했는데 이제 후회해도 소용 없다.
우려가 현실로 변했다. 두꺼비 새끼가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작년 지역신문을 찾아보니 5월 10~11일 두꺼비 새끼들이 인근 욱수산으로 이동했다는 기사가 있다. 오늘이 5월 13일 인데 만약 두꺼비 새끼가 이동했다면 불광사 앞마당을 지났을 것이고, 그러면 스님이나 신도들 눈에 띄었을 것이고, 지역신문에 났을 것인데 그런 게 없는 것을 봐서 두꺼비 새끼 이동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두꺼비 새끼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동통로로 사용되는 사찰 앞마당으로 올라왔으나 두꺼비 새끼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때 어떤 신도 아주머니가 두꺼비 새끼가 있다고 소리친다.
이 어린 두꺼비는 길 가던 자세 그대로 오뉴월 뙤약볕에 빠짝 말라 죽어 미라가 되었다.
워낙 작아서 맨눈으로도 잘 보이지 않는 두꺼비 새끼가 분명히 기어가고 있었다. 오후에 내리쬐는 강렬한 햇살에 새끼의 검은색 등이 말라서 그대로 두면 곧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길손이 본 것은 2마리가 전부였는데 땡볕에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정신줄을 놓았는지 욱수산으로 가지 않고, 다시 저수지 방향으로 가고 있기에 손으로 잡아서 가까운 수풀 속으로 데려갔다.
물이 있는 수풀에 놓아주었다. 몸에 물을 적시니 살 만한 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