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15. 09:48ㆍ카테고리 없음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직장을 퇴직하는 동료가 내부 메일로 작별인사를 하면서 인용한 '벌레먹은 나뭇잎'이 생각난다. 인생 2막은 벌레먹은 나뭇잎처럼 살아볼까 한다는 얘기가 마음에 닿아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주부들이 市場을 가도 때깔 좋고 매끈한 것만 찾으니 못 생긴 것은 팔리지도 않는다. 가을배추의 잎파리가 성치 않은 것은 벌레를 죽이려고 뿌리는 흰 가루약을 뒤집어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벌레 먹은 나뭇잎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뭇잎에 벌레구멍이 뚫려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팔공산 돌에 미친 한 사나이가 '돌(石) 공원'을 만들었다. 그 돌 공원 '시인의 길'에는 시인들의 친필을 모셔와서 돌에다가 새겼다. 그중에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도 있다. 돌쟁이에 대한 記事는 아래 주소에 있다.
http://cafe.naver.com/dolland/505
자신의 희생을 그는 연탄재에 비유하였나 보다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