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한 소(牛)?
소가 풍년이다. 고향에 왔다가 마을 뒤쪽에 있는 후배의 우사(牛舍)에 들렀다. 그 고향 후배는 하루에 두 마디쯤 하는 이미 고인이 되신 선친처럼 과묵하기가 이를 데가 없어서 서먹서먹할 때가 많다. 그는 속칭 억대 농부다. 사과 농사, 벼농사, 소 사육, 운송업 등 2~3명이 해야 할 일을 마치 이곳에 있는 소처럼 묵묵히 뚜벅뚜벅 그렇게 혼자서 한다. 그의 모친은 지아비를 몇 년 전에 저세상으로 보내시고, 격무로 고단한 아들을 대신해서 소먹이는 일을 하신다. 90여 마리의 소가 있었는데 큰 소는 마리당 1,000만 원 정도에 출하한다고 하니 정말 대단 규모다. 후배 모친의 말씀이 소도 사람을 안다고 한다. 낯선 길손이 오니 벌써 축사 내에 사발통문이 돌았고, 길손을 구경하느라고 여념이 없다. 격리된 우리마..
2020.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