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수골짜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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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싹을 틔운 작은 생명
욱수골 봉암 폭포 위쪽 100m 지점에 있는 이름없는 바위의 갈라진 틈을 뚫고 나온 작은 생명력에 경외감을 느낀다. 오랜 시간 시공을 넘나들던 먼지들이 바위틈에 쌓여서 밑거름이 되었나?
2021.10.24 -
관객 없는 어떤 공연
욱수골짜기가 쩌렁쩌렁 울린다. 욱수골 초입부터 들이는데 여느 가을 행락객들이 한 잔 드시고 유흥을 즐기는구나 생각하고 그곳에 도착했는데 저런 광경이 펼쳐진다. 레파토리는 60~70년대의 대중음악인데 출력만 엄청나게 높여 놓았지 흔히 동네 노래방에서 동네 아저씨가 노래하는 수준으로 느껴진다. 길손이 지나치는데 "오늘 공연은 여기에서 마칩니다."라고 하는 것으로 봐서 공연한 모양이다. 워낙 출력이 높다 보니 승합차 뒤 칸에는 납 배터리로 만든 파워뱅크가 보이는데 인버터가 연결된 것으로 봐서 200V 전압을 앰프로 연결했다. 그렇게 해도 엄청난 출력으로 앰프를 사용하니 승합차의 시동이 걸린 상태다. 잦은 공연이라면, 납 축전지로 만든 파워뱅크보다 인산철 파워뱅크를 추천한다.
2021.10.24 -
욱수(旭水) 골짜기의 늦겨울 풍경
최근 북극 한파의 영향으로 영하 13~17도를 오르내리더니 욱수지가 꽁꽁 얼었다. 겁이 나서 아무도 들어가지 않지만, 금이 간 얼음의 두께를 보고 얼음판으로 들어간다. 이 정도의 얼음 두께라면 소가 지나다녀도 아무 문제가 없다. 소뿐이랴? 소에다가 등짐을 지우고 달구지에 짐을 가득 싣고 건너가도 얼음이 깨질 염려가 없을 정도로 얼었다. 오늘(1/20)은 영상 기온을 보여 약간 위가 녹아서 물기가 있지만, 신발 밑창에 느껴지는 매끈거림이 좋다. 누가 얼음판에 추상화를 그렸나? 멧돼지가 그렸나? 고라니가 그렸나? 기하학적인 형상이 참 아름답다. 욱수지 물이 들어오는 곳에는 뚫린 얼음구멍으로 용천수(?)가 치솟는다. 저수지의 얼음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내려앉으니 그 얼음판의 압력으로 상류에서 유입되는 물이 얼..
2021.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