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8. 10:30ㆍ스크랩
차기 정권, 누가 권력 잡아도 임기초반 레임덕 우려
정치에도 공학(工學)이라는 게 있다. 국가 혼란에도 혼란이 생기는 공식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가 결의되고 헌재의 탄핵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임기말 쯤에 박근혜 정권이 무참하게 허물어진 것은 몇 가지 요인이 겹쳐져서이다. 나름대로 열거해보면 임기 말의 레임덕, 최순실 국정농단의 언론매체 폭로, 서울 광화문 일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 때문이다. 이 정치공식에 부합된다면, 언제든 국가나 정치가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
박근혜 정권의 몰락징후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헌재 판결이 빨라진다면 4월말이나 5월초에 대선이 치러질 수도 있다. 한국은 여-야가 교대로 집권하는 교차집권 국가이다. 이명박-박근혜 10년 보수집권, 그 이후 진보진영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 여소야대 하에서 야당의 권력파워가 커졌다. 민심이 변하지 않는다면 권력교체의 길로 갈 수도 있다. 지난 10년간 권력에 굶주린 진영의 설레임이 느껴져 오는 순간이기도 하다.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기존 유명 정치인의 유리한 구도가 조성될 수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대결했던 문재인 전 후보(민주당)의 약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포위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민주당 내의 반 문재인(反文), 국민의당, 보수개혁신당(가칭), 새누리당 등이 모두 문재인을 반대하고 있어서이다. 문재인은 민주당 일부만 빼고, 포위돼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전 대통령 후보)은 아직 대선후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대선공약처럼 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그는 5일 국회에서 ‘권력 적폐 청산을 위한 긴급 좌담회’를 열고 ▲국가정보원의 국내정보 수집 업무 폐지 등 국정원 혁신 ▲대통령 집무실 종합청사로 이전 대통령 일정 공개 ▲검찰개혁, 경찰 수사권 독립 등 ‘권력 적폐청산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특히 국정원에 대해서는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 업무를 전면 폐지 하겠다”고 언급하고 “‘해외안전정보원’으로 개편 하겠다”고 밝혔다. 국정원 업무를 축소, 안보-테러-국제 범죄만을 전담하는 기구로 바꾸겠다는 주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일반적인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겠다, 검찰은 기소권과 공소 유지를 위한 보충적 수사권만 갖도록 하겠다,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옮기겠다고 피력했다. 국가체제의 근간을 모두 바꾸겠다는 야심찬 공약성 발언을 했다.
아직 각 정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누가 집권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차기 정권이 출발한다 해도 정치적 혼란이 걷힐 것 같지 않다. 정치적 혼란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정치 공학적인 측면에서다.
우선 차기 정권의 경우, 누가 권력을 잡아도 임기초반의 레임덕이 우려된다. 레임덕은 임기 말 현상이다. 그런데 집권 초 레임덕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진보진영, 차기 정부가 출범했을 시 권력과 언론간의 허니문 기간이 있을까?”의 염려가 앞선다. 이념으로 편향된 언론들이 권력흠집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총리나 장관을 임명하면, 국회에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임명된 인사들 모두가 청렴하진 못할 것이고, 시시콜콜 보도하다 보면 새 정부의 리더십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어 진보진영의 박근혜 탄핵정국 하에서 벌여졌던 대규모 광화문 반정부 시위와 동일한 양상으로 보수진영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 보수진영 집권연장의 경우, 더 말할 것도 없다. 이 점이 한국정치의 딜레마이다.
차기정권 임기 초반, 정치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거기에다가 문재인식으로 청와대, 검찰, 국정원, 경찰 등 대표적인 국가 권력기관까지 모두 흔들어 놓았을 때, 과연 국가가 어찌될까? 안정적이진 않을 것. 문재인, 혼자서 발표하는 대형 폭발물급의 독단적인 공약들은 문재인을 불길하게 만드는 대선의 요소일 수도 있다. 그리 안 해도 혼란스러운 국가-정국인데. 더욱더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치도 공학적이다. 국가 혼란 요소를 사전에 없애는 신중함도 필요하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출처 : http://www.breaknews.com/sub_read.html?uid=484215§ion=s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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