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공중에 뜨면 약 1년을 날아 다니는 새가 있다

2017. 6. 2. 10:05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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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한번 날아오르면 얼마간의 시간을 하늘에서 지낼 수 있을까요? 새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근 ‘최대 10개월을 땅을 밟지 않고 비행하는 새가 있다’는 믿기 힘든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바로 유럽칼새(common swift)의 이야기입니다. 




 

 

                                      연구에 사용된 유럽칼새 - Lund University 제공

 

그 결과, 그들 중 일부가 악천후와 같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착지한 경우도 있었지만(그래도 수 개월을 비행했다지요), 세 마리는 다음 번식기가 될 때까지 1년의 대부분인 장장 10개월을 땅에 한 번도 착륙하지 않고 하늘에서 지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두 달을 비행하는 큰군함조나 6개월을 비행할 수 있다는 고산칼새(alpine swift)를 뛰어넘는 신기록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비행능력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요?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 유럽칼새는 낮 동안 따뜻한 공기의 상승 흐름에 활공하며 에너지를 비축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벽이나 황혼녘에도 힘들이지 않고 천천히 하강한다고 하는데요. 바로 이러한 비행 패턴을 반복하며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그렇게 오랜 시간 비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생깁니다. 과연 유럽칼새는 언제 잠을 자는 걸까요? 아니, 잠을 자기는 하는 걸까요? 연구진은 이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고 합니다. 다만 10개월간 한 번도 착륙하지 않은 일부 유럽칼새를 보며 아마도 비행 중 잠을 청하는 것이 아닐까 추정했습니다. 새벽이나 황혼녘, 하강하는 동안 잠깐 선잠을 청한다는 것이지요. 연구진은 이와 관련한 연구는 더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번에 이렇게 오랜 시간 비행한다면 아무리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고 해도 일반적인 조류들에 비하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유럽칼새의 수명은 긴 편입니다. 기록에 의하면, 평균수명이 20년에 이른다고 하니 말입니다. 


이러한 유럽칼새의 평생 비행 거리는 지구에서 달까지 왕복 7번을 여행하는 거리와 같다고 하니 놀라울 뿐인데요. 이는 조류의 생리학에 대한 연구가 더 깊이,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할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 3대 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 최신호에 발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