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경의 文정부 집권 중반 진단 “손혜원 사건은 정권 몰락과 비극의 전조”

2019. 2. 24. 19:56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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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 말기 상황… 전방위적 일탈 
● 무능력 넘어 부도덕 영역으로
● 요설로 덮을 수 없는 진실 ‘경제’ 
● 유아기적 운동권 성향
● 정치보복, 적폐청산…그들의 잣대가 그들을 향한다


[지호영 기자]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유주의자’다. 문재인 정권 등장 후 한국 사회에 사회주의 유령이 배회하며 그것은 반(反)대한민국적 사고라고 일컫는다. 싸움닭처럼 공격적이면서도 이념으로 무장한 논리로 문재인 정권에 각을 세워왔다.

그는 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을 졸업하고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공부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정책팀장,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을 지냈다. 2017년 7월~2018년 6월 자유한국당 대변인을 맡았다. 2월 12일 국회에서 그를 만났다.  

‘자유’라는 가치를 강조하는 전희경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개헌을 통해 국가 형태를 바꾸려고 한다고 봤다. “정권 핵심부의 사회주의적 경향성이 헌법에 박히면 대한민국은 우리가 가꾸고 영유해온 나라가 더는 아니다”고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년 총선 결과에 비관적이었다. 개헌 저지선마저 무너져버리면 야당이 역사의 대역죄인이 된다. 국가 형태를 바꾸려는 시도가 지난해 개헌 논의 과정에서 드러났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는 문제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 사회주의적 경향성이 나타났다.”  



“몰염치한 사람들” 


2018년 12월 20일 전희경(오른쪽) 의원은 서울중앙지검에 청와대 특감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직무유기 관련 고발장을 접수했다. [동아DB]


- 유튜브 채널 명칭도 ‘전희경과 자유의 힘’이더라.

“정당 이름에 ‘평화’ ‘민주’ ‘정의’ 등 좋은 단어가 많으나 ‘자유’가 가진 힘이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지금은 몸담은 정당의 당명이 자유한국당이 됐지만 2016년 첫 등원할 때만 해도 ‘자유’는 정치권에서 각광받는 낱말이 아니었다. 개인과 기업에 다양한 선택지와 자유를 주는 게 사회를 발전시키는 첩경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으로서 말하면 교육에도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는 게 바람직하다. 각자가 자유롭게 선택하고 선택한 것에 책임을 지는 원론적 구조가 사회를 발전시킨다.”

- 문재인 정부가 집권 중반에 들어섰다.
 

“문재인 정권이 못해도 너무 못하기에 반사 이익으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올랐다. 내년 총선에서 선전하리라는 기대가 생겼으나 나아갈 길은 아직도 멀고, 지난(至難)하다.” 

- 못해도 너무 못한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이 ‘민간 사찰’ ‘블랙리스트’ 의혹을 폭로했다. 여권 인사들이 김 전 특감반원을 두고 ‘꼴뚜기’ ‘미꾸라지’라고 하더라. 그게 할 말인가. 김 전 특감반원 진술이 구체적이어서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 문재인 정권은 과거에 자신들이 잘못이라고 규정한 일을 더욱 전면적으로 실행해놓고서도 뻔뻔하다. 앞선 정권보다 더한 부도덕과 부정의를 저지른다. 부도덕, 부정의가 드러나면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온갖 궤변’으로 넘어가보려고 한다. ‘와, 무책임한 사람들이다’ ‘몰염치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 “우리는 다르다”고 강조하다가 “너희도 했잖아”라고 얼버무리는 걸 말하는 건가.

“과거에 그들이 그토록 흔들던 보수정권의 청와대가 한 일보다 더 심각한 사실이 폭로됐는데도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부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너희들은 안 그랬느냐’는 식으로 대응한다. 국민을 향해 정치하는 정권이 아니다. 야당만 눌러 입을 닫게 하면 쟁점이나 본질이 가려지리라는 착각 속에 빠진 듯하다. 우군이라고 여기는 그쪽 성향 언론이라든지, 미디어 환경을 맹신하는 듯한데 의혹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궤변으로 넘어갈 시기가 지났다.”

“지금도 ‘운동’을 한다” 

-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1월 30일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드루킹이 정말로 대단하긴 했나보다’는 말이 회자된다. 드루킹 검거 후 인터넷 여론이 다수 국민 상식과 부합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입만 열만 ‘인터넷 여론’ ‘댓글 여론’을 말하던 이들이 참으로 민망한 상황이 됐다.”

- 1심 판결대로라면 ‘드루킹’이라는 범죄자가 ‘대통령 옆구리’까지 접근한 사건이다.

“그것만으로도 김경수 지사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면 안 됐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경수야 미안하다’ ‘버텨서 이겨내다오’라고 응원하더라. 대한민국 실정법을 위반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한 사건을 두고 권위주의에 맞서던 시절의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버티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생뚱맞지 않은가. 굉장히 파렴치하게 보이는 이런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사람들이 가진 현실 인식이 엿보인다.

임종석, 김경수는 수권세력 중에서도 핵심이다. 한 사람은 1월 초까지 비서실장, 다른 사람은 대선 때 대통령 옆자리를 차지해 전 일정을 함께했다. 권력의 파워그룹 중에서도 핵심이 누구로부터 박해를 받는다는 것인가. 어떻게 ‘버티라’ ‘이기라’는 응원을 할 수가 있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의아스러운 광경이다.

김경수-드루킹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으로까지 이어지는 사안이다. 지금 드러난 것만으로도 ‘옆구리’까지 간 것인데 ‘머리’까지 갔을 수도 있다. 앞으로 드러날 일이 더 있으리라고 본다. 문재인 정권이 드루킹 특검을 막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나. 야당 처지에서 볼 때 특검 수사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은 앞으로 드러날 게 더 많다는 뜻이다.”  

“민주당 꼰대” 

그는 “‘정권 말기 상황”이라고 했다.  

“2017년 5월 집권 후 햇수로는 3년째지만 2년을 꽉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정권 말기 상황이 나타난다. 권력 누수 현상과 함께 수면으로 떠오를 사안이 벌써부터 등장한다. 그 사람들이 과거에 잘못이라고 한 일을 청와대가 더 심화해 전면적으로 저질러서 그렇다. 2년도 못 채운 상황에서 드러난 일을 보면 이 정권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짐작게 한다. 김경수 지사 법정구속, 손혜원 의원 논란, 신재민 전 사무관 폭로 등 전방위적으로 탈이 나고 있다.” 

-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에는 공무상 비밀 누설로 대응했다.

“신재민 전 사무관은 신세대다. 폭로 형태가 지금껏 나온 어떤 양심선언이나 내부고발 방식과 달랐다. 유튜브를 폭로 채널로 이용했다. 영상을 보면 진정성, 우국충정이 느껴지지 않는가. 참으로 신세대적인 방식이었다. 정치·이념적으로 문재인 정부를 들여다보는 이들과는 또 다른 관점에서 정권을 비판한 것이다. 신 전 사무관 사건에 정권이 대응하는 방식을 보면서 실망했다는 사람을 많이 봤다. ‘민주당 꼰대’들이 순수한 젊은 청년을 맹렬하게 공격하면서 매도(罵倒)했다.”

- 손혜원 의원의 이해 충돌 문제는 진영 다툼으로 치환된 듯한 모습이다.

“그분은 정치나 공적인 일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투기’는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용어도 아닌 모호한 것이나 공직자가 공적·사적 영역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손혜원 의원 주장대로라면 의도가 좋았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좋은 의도를 몰라봐주는 세상이 잘못됐다는 얘기다. 뭐가 잘못된 건지 아예 모르는데 어떻게 납득시키겠나. 더 심각한 건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 때 홍영표 원내대표가 허수아비처럼 손 의원 옆에 서 있던 것이다. 나는 그 장면이 민주당에 드리워진 재앙의 그림자라고 본다. 여당과 보조를 맞춰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청와대에도 똑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 같은 단서 하나하나가 정권의 몰락과 비극을 예견하는 전조다. 어떻게 그런 사람이 정치권에 들어왔을까 싶다. 김정숙 여사의 ‘절친’이라는 타이틀이 없어도 가능했을까. 난장에 가까운, 정치사에 희대의 사건을 저지르고도 원내대표를 대동하고 나와 거만한 방식의 기자회견을 했다. 그게 문재인 정권의 속성이라고 본다.” 



“세금으로 만든 당의정” 


2018년 12월 17일 전희경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8-체제전쟁 대한민국, 사회주의 호에 오르는가’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그는 “대한민국 정치의 퇴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정권은 국민이 아닌 지지층을 향해 말한다. 야당 할 때야 지지층을 향해 말해도 되나 그 사람들이 지금 국가 운명의 키를 쥐고 있다. 그런데도 유아기적 운동권 성향에 매몰돼 있다. 진영 논리 속에서 지지층에만 설득력을 갖추면 된다는 식의 정파적 산수놀음을 한다. 요설로 덮을 수 없는 진실은 경제 쪽에서부터 나타난다. 경제가 좋으면 정치적으로 삐걱거려도 좋게 볼 여지가 있으나 경제 시스템 붕괴가 가속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호기를 만났으나 노동·교육개혁 안 하면 미래가 없다. 두뇌와 창조력으로 도약할 시대가 왔는데 숙청에 가까운 정치보복, 적폐청산을 하고 있다.  

문제는 정권이 바뀐 후 정치보복, 적폐청산이 반복될 상황까지 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설정한 잣대가 그들을 향한다. 얼마나 많은 문서가 앞으로 공개될 것인가. 모르쇠로 일관하는 남북 협상 이면이라든지 불거질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그분들이 브랜드를 무엇으로 했나. 도덕과 정의를 내세웠다. 새로운 정권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라는 게 국민의 명령이었다. 잘못한 게 드러나면 옛날에도 그랬다면서 면피하려고 한다. 이 정권은 무능력을 넘어 부도덕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무능하기만 하면 주변에서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다. 무능력 더하기 부도덕은 답이 없다.”

- 경제 난맥과 관련해 청와대와 여당은 “경제 체질이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고통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대한민국 경제를 아무도 안 가는 길로 끌고 가면서 체질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경제에서 헛발질을 하더라도 이어받는 정권이 극복할 수 있는 수준만 돼도 사람들이 이렇듯 절박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체질 개선이 아니라 구조 붕괴다. 다음 정권이 배턴을 넘겨받아 일할 때 복구가 불가능할 만큼 구조가 허물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재정 살포 정책이 특히 문제다. 세금 더 많이 거둬 당의정 만들어 나눠주는 방식은 사람들의 인식 마비를 일으킨다. 한번 받던 것을 내려놓기는 정말로 어렵다. 재정 살포 정책이 도입되면 초기에는 언론이 뭇매를 때리지만 곧 잊힌다. 당의정 나눠주는 정책은 그렇게 가속 페달을 밟는다.”

“나쁜 정권” 

그는 “어떻게 대한민국을 두고 실험을 할 수 있느냐”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그리스, 베네수엘라가 그 길로 가서 나가떨어졌다. 정권 수뇌부가 왜 그 길을 고집스럽게 걸으려는지 사고 구조를 이해할 수 없다. 최저임금 정책과 소득주도성장은 백기 투항을 해도 후과가 만만치 않을 터인데, 그 사람들은 정치적 수사(修辭)를 통해 돌파해보려고 한다. ‘이 정권이 도덕적으로 불량하구나’ 이렇게밖에 보이지 않는다.

심각한 문제는 국가 운영 주체가 인위적 부의 재분배를 통해 앞에 달려가는 사람을 어느 정도 주저앉혀도 무방하다는 인식을 가진 것이다. 앞의 사람은 앞의 사람대로 치고 나가게 하면서 일어설 힘이 없는 사람을 어떻게 끌어올려줄지 고민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앞을 끌어내려 갭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 최저임금,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준 사인이 그것이다. 결과가 어떠했나. 하위 계층 소득이 더 떨어졌다.

청와대가 나중에 변명할 말을 벌써부터 만들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저렇게 해봤는데 안 되더라는 식으로 그 나름대로 변명의 여지를 남기는 수순으로 가는 게 아닌가 싶다. 왜 망가졌는지에 대한 원인 규명을 흐리는 단계로 들어섰다. 경제가 안 좋다는 뉴스가 가짜라고 주장한다. 나중에는 가짜 뉴스 때문에 경제가 안 좋아졌다고 하고도 남을 분들이다.” 

그는 이 대목에서 “국민적 불행” “나쁜 정권”이라고 했다.

“노무현, 문재인 두 대통령을 비교해보곤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만의 의지와 철학을 가진 리더였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의 기득권이 무엇인지 스스로 상정하고 통치 기간에 어떻게 바꿀지 생각한 듯하다. 철학과 자신만의 의지가 있었기에 노무현이라는 대통령을 설득하면 정책이 바뀔 여지가 있었다. 누군가 대통령을 설득하고 그게 통하면 정책이 조정될 수 있었다. 한미FTA, 이라크 파병, 제주해군기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머리와 가슴이 움직인 것이다.



“옛 시절 386의 흘러간 노래” 



[지호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머리와 가슴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 누가 설득해야 방향을 바꿀 수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옛 시절 386의 흘러간 노래에 착종한 그룹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조차 불투명하다. 운동권 그룹 위에 대통령이 붕 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문재인의 시대인지, 우리가 누군지 모르는 점조직 형태의 특정 세력에 의해 움직이는 시대인지 궁금하다. ‘국민에게 드러나지도 않고, 검증도 받지 않은 세력이 국가를 움직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설득하려고 해야 설득할 수도 없고 바꾸려고 해야 바꿀 수도 없는 정권이라는 회의감이 밀려온다.”

- 낙하산 인사도 달라진 게 없다.  

“철저한 논공행상으로 자리를 나눠준다. 낙하산이 떨어질 때 사람들은 왜 저런 사람이 와야 하는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능력? 안 본다. 시장의 평가? 도외시한다. 진영에 대한 헌신성이 중요하다. 여론과 야당의 질타를 듣더라도 객관적 업무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진영에 대한 헌신성이 그 사람들한테는 중요하다. 상식을 기반으로 한 게 아니라 이너 서클 내에서의 서열과 그 안에서의 충실성을 기반으로 한 헌신성이 잣대가 되는 것이다.”  

- 야당도 지리멸렬하다.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정권이 넘어가 야당이 됐다. 야권이 현재 사분오열돼 있다. 보수 야당이 있으며 중도 야당인지, 개혁 야당인지 애매한 야당도 있고, 호남을 기반으로 한 야당도 있다. 다 함께 공분할 일에도 야권 내부의 정략적 이해관계 탓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 야당이 처한 언론 환경도 녹록하지 않다. 과거에 정권을 공격하던 일부 언론은 초록동색의 정권이 들어서니 권력 감시가 아니라 야당을 공격한다.”  

-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선전하리라고 보나

“국민들 마음이 많이 돌아섰다. 야당이 잘해서는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대선 때 득표율이 41%에 그쳤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국민들이 돌아서는데도 착각에 빠져 어떤 일을 해도 좋다는 프리 패스를 받은 양 행동한다. 문 대통령에게 투표한 41% 중에서 현재의 문재인 정부처럼 행동해도 괜찮다고 여기고 뽑아준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다. 국민들께서 냉철한 시각으로 이 정권을 바라보고 있으나 자살골이 우파 진영의 반등을 가져오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가 국민들께 희망의 싹을 보여줘야 한다. 그쪽이 싫다고 이쪽으로 오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고립되다” 

문재인 정권이 정치 혐오나 무관심에 기댈 가능성이 있다. 극렬한 지지층 간 다툼으로 내년 총선을 이끌어갈 수도 있다. 이쪽, 저쪽 다 싫은 분은 투표장에 가지를 않는다. 극렬 지지층 간 싸움으로 만들고 거기서 승부를 보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선거를 떠나 대한민국의 운명을 놓고 보면 얼마나 나쁜 상황인가. 손혜원 의원의 행동은 말할 것도 없고 김경수 지사 재판을 두고 사법부에 보인 행태를 보라. 그 사람들은 최소한의 조심성도 없다. 대한민국 전체를 놓고 볼 때 해악이 크다.”

- 대외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대한민국이 이렇게 고립된 적이 없다. 한미동맹이 흔들리는 가운데 대일(對日) 관계는 파탄 직전이다. 중국과 관계를 아무리 잘해도 북한과 중국 간 유대를 넘어설 수 없다. 체제를 같이하는 나라들끼리의 관계를 어떻게 넘어서나. 중국을 향해 나 홀로 사랑의 편지를 쓰지만 외면받는 상황이다. 러시아와는 소원했으니 그러려니 해도 4대 강국 외교가 이렇듯 철저하게 바닥을 친 적은 없다.”

그는 “북핵 문제에서 우리는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우리가 언제부터 중재자였나. 당사자가 중재자가 돼놓고 업적이라고 한다. 희한한 일이다. 당사자인 우리와 미국의 이해가 엇갈린다. 우리가 냉철하지 못하고 절박성을 잃으면 북·미 협상이 국가적 재앙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이 빠진 북·미회담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회의체가 됐다. 그 자체로 불행한 일이다. 그런데 이 정권은 북·미회담을 자신들의 업적으로 내세우면서 국민을 현혹한다. 공중파 뉴스에서 계속 박수 치니까 그런가 보다 하지만 ‘아, 그게 아니구나’ 할 때가 곧 온다. 강대국들이 38도선 긋는 것으로 국가의 운명이 흔들린 역사를 갖고 있다. 중재자라는 게 우리는 빠지고 북·미 협상에 운명을 맡긴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자주’를 강조하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이 기사는 신동아 2019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