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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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오색딱따구리'의 지난(至難)한 먹이 질
삶의 현장은 인간이나 미물이거나 언제나 지난하고도 고단하다. 큰오색딱따구리가 늙은 아카시나무에서 먹이활동을 한다. '따다 다다~ 따다 다다~' 머리와 부리로 망치질한다. 아카시나무 속에 숨은 애벌레를 어떻게 감지했을까? 애벌레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을까? 애벌레 한 마리를 먹으려고 수만 번의 지루한 망치질이 계속된다. 지난하고도 고단한 작업이다. 한참을 가만히 올려다보니 열심히 먹이질하다가 인기척을 느꼈는지 아니면,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지 움직임이 중단되기도 한다. 그깟 작은 애벌레 한마리 잡아먹겠다고, 수만 번의 망치질을 하는 큰오색딱따구리의 행동에 연민도 생긴다. 텔레비전에서 보았던가? 봉화 어느 마을에서는 동네 어귀에 있는 느티나무 고목이 가끔 운다고 한다. 그 고목이 울면, 마을에 변고가 생긴다고..
2024.03.15 -
고산(孤山)에 사는 고라니 일지(日誌)
날씨가 좋아지니 우한 폐렴으로 심신이 지친 시민들이 산책을 많이 한다. 욱수천을 따라 생긴 산책로는 이미 많은 사람이 다니고 있어서 스치는 것도 부담이 되어 산나물을 채취하는 사람들이나 찾는 호젓한 이 고산(孤山)을 길손은 자주 찾는 편이다. 이곳은 고산에 사는 여러 마리의 고..
2020.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