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산지에 엄청난 두꺼비 올챙이가 산다.
'빛 좋은 개살구' '국내 최대의 두꺼비 산란지'라고 입으로만 떠들고, 올챙이에서 다리가 나고 꼬리가 떨어져서 망월산으로 향할 때만 방송이다. 절간이다. 뭐다 지랄 염병을 떨다가 그 두꺼비가 올라가다가 밟혀 죽든지 말든지, 다음 해 봄에 알을 낳기 위해 망월지로 내려오는 성체 두꺼비가 차에 치여 죽든지 말든지 신경도 쓰는 종자가 없지만, 길손은 오늘 기분이 매우 좋다. 아파트나 땅을 사서 벼락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두꺼비가 이 조용한 모산지에서 누가 알아주든 말든 알을 낳았고, 그 알이 부화해서 큰 무리를 여러 개 만들어서 군무(群舞)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속에 보이는 검은 실루엣이 두꺼비 올챙이의 무리다. 수천 마리가 떼로 모여있다. 내가 전생에 두꺼비였나? 왜 잘생기지도 못..
2021.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