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3. 15:36ㆍ살아가는 이야기
'빛 좋은 개살구' '국내 최대의 두꺼비 산란지'라고 입으로만 떠들고, 올챙이에서 다리가 나고 꼬리가 떨어져서 망월산으로 향할 때만 방송이다. 절간이다. 뭐다 지랄 염병을 떨다가 그 두꺼비가 올라가다가 밟혀 죽든지 말든지, 다음 해 봄에 알을 낳기 위해 망월지로 내려오는 성체 두꺼비가 차에 치여 죽든지 말든지 신경도 쓰는 종자가 없지만,
길손은 오늘 기분이 매우 좋다. 아파트나 땅을 사서 벼락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두꺼비가 이 조용한 모산지에서 누가 알아주든 말든 알을 낳았고, 그 알이 부화해서 큰 무리를 여러 개 만들어서 군무(群舞)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속에 보이는 검은 실루엣이 두꺼비 올챙이의 무리다. 수천 마리가 떼로 모여있다. 내가 전생에 두꺼비였나? 왜 잘생기지도 못한 두꺼비에게 자꾸 정이 가나?
물 위로 비치는 산 그림자 속에는 거뭇거뭇한 실루엣이 보인다. 모두 두꺼비 올챙이 무리이다. 망월지에서 두꺼비가 곤욕을 치르다가 차츰 자취를 감추고 있는데 이곳 모산지에서는 그들의 친척들이 왕성한 번식 활동을 하는 중이다.
저수지 둑을 따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무리 지어 움직이는 두꺼비 올챙이
두꺼비 올챙이들이 무질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아마도 포식자들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무리를 이룬 것으로 짐작되는데 어떻게 아는지 저수지 안쪽에 크게 형성된 무리에게 질서정연하게 대오를 이뤄서 자연스럽게 합류하는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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