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여름은 지나고,
치열했던 여름은 지났다. 짙은 녹색의 참나무 잎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지고, 기둥에서 짝을 찾으려 그렇게 울어대던 매미 소리도 초겨울 바람 소리로 잦아들었다. 여름이 초겨울에 양보한 자리엔 앙상한 나뭇가지와 둥그런 축구공이 달렸다. 닭백숙을 먹으려고 온 일행들이 족구를 하다가 실수로 참나무에 걸리게 하였던가? 어떻게 보면, 축구공 같기도 하고, UFO 같기도 한 저것은 여름내 공포의 날개 음으로 동물들을 위협했던 말벌이 후손을 낳아 기르고 떠난 흔적이다. 내년이면 다시 돌아와서 새끼들을 낳고, 돌 볼 말벌이 어디로 떠났는가 봄이오는가 하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왔는가 하면 가을과 겨울이 온다. 굳이 윤회라고 주장하지 않아도 세상 돌아가는 것이 그렇게 보인다. 어린 시절이 지나고 청년..
2015.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