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여름은 지나고,

2015. 11. 28. 11:57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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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여름은 지났다. 짙은 녹색의 참나무 잎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지고, 기둥에서 짝을 찾으려 그렇게 울어대던 매미 소리도 초겨울 바람 소리로 잦아들었다.

 

 

 

 

 

 

 여름이 초겨울에 양보한 자리엔 앙상한 나뭇가지와 둥그런 축구공이 달렸다. 닭백숙을 먹으려고 온 일행들이 족구를 하다가 실수로 참나무에 걸리게 하였던가?

 

 

 

 

 

 

 

 

 

 

어떻게 보면, 축구공 같기도 하고, UFO 같기도 한 저것은 여름내 공포의 날개 음으로 동물들을 위협했던 말벌이 후손을 낳아 기르고 떠난 흔적이다. 내년이면 다시 돌아와서 새끼들을 낳고, 돌 볼 말벌이 어디로 떠났는가 봄이오는가 하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왔는가 하면 가을과 겨울이 온다. 굳이 윤회라고 주장하지 않아도 세상 돌아가는 것이 그렇게 보인다. 어린 시절이 지나고 청년기 들어 군대에 가고, 사회에 나오면서 부모 곁을 떠난 이 몸도 머리에는 흰 서리가 내렸고 얼굴에는 주름살이 늘어난다. 태어나서 병들고, 죽는 것이 세상의 이치지만, 그래도 그것을 생각하면 서글픈 마음 놓을 수가 없다. 오늘은 전직 대통령을 지낸 어떤 이의 삼우제가 열리는 날이다. 대부분의 민초들은 왔다 간 흔적도 남기지 않지만, 그래도 그분은 젊은 날의 고초가 영원한 영광이 되어 이 세상에 남았다. 

 

 

 

 

www.youtube.com/watch?v=D1hoAIHrCRU

 

 

동쪽문 나갔을적에 늙은자 모습보았네
세월이 흘러간뒤에 그의 환영 보는것 같아

남쪽문 나갔을적에 병든자 모습보았네
괴로움 견디지 못해 신음하는 모습보았네
허무한 마음 달랠길 없어 명상속에 번민하셨네

서쪽문 나갔을적에 죽은자 모습보았네
육체의 영혼이 떠난 제일 슬픈 이별보았네
허무한 마음 달랠길 없어 명상속에 번민하셨네

북쪽문 나갔을적에 구도자 모습 보았네
남루한 옷차림속에 눈빛만은 총명하였네

반가운 마음 깨달은 마음
출가의 길 결심하셨네

왕궁의 부귀영화도 한순간 던져 버리고
외로운 구도의 길을 구름따라 헤메이셨네
보리수나무 그늘아래서 명상 속에 깨달으셨네
우주의 진리 생명의 실상 명상 속에 깨달으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