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부족에 수확도 포기하고

2015. 11. 29. 19:21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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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상주를 지나 강원도를 향하는 길이다. 예천 쯤인가 풍성하게 달린 감이 수확도 하지 못하고 찬바람을 맞으면서 나무에 달려있다. 저렇게 수확도 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감나무에 달린 감을 밭째로 산 중간 상인들이 감값이 신통치 않고, 감 따는 인부의 일당이 높으니 더 큰 적자를 보지 않으려고 수확을 포기하였다는 것이다.


  




저렇게 추운 날씨에 감이 얼어가는 것을 보자니 마음이 안타까워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감나무 앞에 선다. 가을에 특별히 느끼는 농부의 수확에 대한 기쁨이 이렇게 추위에 얼어가는 감과 함께 산산이 부서진다.







도시는 도시대로 농촌은 농촌대로 노동비의 상승 때문에 신음하고 있지만, 누구의 잘못이라고 탓할 일도 아니다. 그저 세태가 그렇게 변해가는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다. 누군가 얘기한 것처럼 언제쯤 브레이크 풀린 벤츠를 멈추게 할 것인가?






지금 우리가 이 정도로 사는 것도 신기루가 아닌지 모르겠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건 아닌가?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망각한 군상들이 절벽이 있는 언덕을 향해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굴러가고 있는데 그 절벽에 대해 제대로 알려고 하는 사람도 없거니와 그 절벽을 인식도 못 하고 대부분 주위의 풍족함에 휩쓸려서 절벽 쪽으로 무한 질주한다. 절벽에 다다라 비로소 절벽임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래도 비록 늦었지만, 며칠 전에 지식인 1,000명이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해 각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였으니 이제 깨어있는 위정자나 국민이라면 제대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길을 찾으려고 할 것이고, 무지몽매하다면 그 절벽으로 속절없이 추락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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