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12. 19:41ㆍ살아가는 이야기
가을걷이가 끝난 주말농장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어미와 동료들과 함께 야생에서 살고 있는 강아지가 눈에 밟혀서 간식을 마련했다. 오른쪽에 있는 것들은 모두 개 사료 샘플이다.
오리와 닭으로 만든 통조림도 준비하고,
어린 녀석이 환장하는 개 껌도 마련했고,
늦은 시간이지만 근처에 가서 이름을 부르니 버선발로 쫓아 나온 강아지에게 작은 '전설의 개 껌' 두 개를 주니 처음에는 먹어본 적이 없어 망설이다가 이내 다른 곳으로 도망가서 게눈 감추듯이 먹어버렸고, 가지고 간 개 사료 샘플을 주니 허겁지겁 맛있게 먹는다.
작은 알갱이로 만든 사료를 주니 맛있게 먹었는데
조금 알이 굵은 것을 주니 입맛에 맞지 않는지 몇 개를 깨물어 먹다가 중지한다. 골짜기의 찬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사니 털이 수북하게 자랐다. 아파트에서 호강하며 자라는 애완견에 비하면 이곳에 사는 형편이 야생과 진배없이 가혹한 조건이지만, 불평하지 않고 잘 자라주는 이 녀석이 참으로 기특하다. 주말이 되면 이 어린 강아지의 안위가 걱정되어 찾아가는데 갈 때마다 버선발로 맞아주니 나도 고맙다. 추수가 끝난 들에서 이제는 멧돼지나 고라니를 막아야 할 이유가 없겠지만, 주인의 부름에 묵묵히 따르는 견공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아마도 이번 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이곳에서 태어나 처음 맞겠지만, 혹독한 만큼 더 성숙하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란다.
강아지가 스스로 방한복을 긴털로 만들었다. 궁하면 통한다더니 날씨가 추우니 털도 길게 자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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