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27. 13:27ㆍ살아가는 이야기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나에게 꼭 맞은 것 같다. 지척에 대구 스타디움(월드컵 경기장)이 있으나 큰 행사를 해도 불꽃놀이가 시작된 다음에 늘 '아차'하면서 아쉬워했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날도 예외는 아니다. 일요일 오후에 대구자연과학고를 산책가는데 마침 대구농고(자연과학고의 전신) 총동창회에서 체육대회 하는 날이다. 그런데 대구 스타디움 쪽에서 작은 비행선이 움직인다. 오늘 대구 FC하고 어디하고 축구시합하는가 하는 생각으로 그쪽을 발길을 돌렸는데 현수막을 보니 MBC와 대경대학교가 공동 추최하는 드론 페스타(DRone FESTA) 2015 행사장이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친구들이 비행선을 띄우려고 한다. 아마도 드론 페스티벌을 지나는 시민에게 홍보하고자 함이라고 본다.
모형헬기 조종 시범을 하는데 스타디움 넓이에 비교하면 워낙 크기가 작아서 육안으로 잘 보이지가 않지만, 아무리 오래되고 귀신같은 잠자리도 저렇게 비행할 수는 없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사람이 저렇게 조종한다고 사회자는 방송하는데 헬기가 나는 것이 아니라 아주 트위스트를 춘다.
왼쪽 단상에는 드론 조종하는 선수들이 앉아 있고, 오른쪽에는 구경꾼들이 앉아 있는데 오후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다.
작은 드론 4대가 동시에 출발하여 운동장에 설치된 장애물을 통과하는 경기를 하는데 최대 속도가 100km 정도가 된다고 하니 대단하거니와 급회전 하는 것도 엄청나다. 드론들은 흰색, 빨간색, 파란색, 녹색 등의 빛으로 구분되는데 어떤 조종자는 모니터로 어떤 조종자는 3D 안경 같은 것을 보면서 조종한다. 어떤 때는 저들끼리 충돌하여 탈락하기도 하고, 조종 미숙으로 추락하기도 하면서 열기가 대단하다.
이 드론은 아래에 분무기가 달린 것으로봐서 농약치는 드론으로 짐작된다.
드론을 제작하는 국내 기업도 참가했는데 위의 드론들은 대형이라고 한다. 이런 드론 덕분에 길손이 재미있게 보는 MBN의 '나는 자연인이다'프로에서 실감나게 자연을 본다. 과거에는 헬기가 아니면 그런 장면을 볼 수가 없었을 테고, 그렇게 하려면 제작비도 엄청나게 들어갈 텐데 드론 덕택에 저렴하게 다큐를 찍을 수가 있으니 제작자도 좋고, 시청자도 좋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그런 형국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사용되는 드론은 이것보다 훨씬 소형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아주 작은 드론들을 전시하고 있다. 어떠면 시합하다가 추락하여 파손된 기체를 수리하는 공간으로도 보이고, 금줄을 쳐서 들어갈 수가 없으니 그저 그렇게 짐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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