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20. 11:23ㆍ맛집과 요리
경산 용성면 육동의 딸부잣집 미나리 식당(?)이다. 청도 한재 미나리가 원조겠지만, 대구에서 청도 가는 것보다 용성 육동으로 오는 것이 가깝기에 이곳으로 왔다. 2~3월이 성수기로 한 철 장사에 가깝다.
한 철 장사를 하니 버젓한 식당 간판도 없거니와 삼겹살과 미나리를 먹는 곳도 비닐하우스로 만든 임시 건물인데 모두 현금으로 결제하니 세금도 내지 않아 알짜 장사라고 생각한다.
주방(?)으로 미나리를 실어나르는 손길이 바쁘다.
식당 문(?)을 여니 아직 12시도 되지 않았는데 발 디딜 틈이 없이 손님이 있다.
딸부잣집 표 미나리 엑기스인데 어떻게 만드는지 물어보지 못해 아쉽다.
특이하게도 이 식당에는 주방이 따로 없고, 주방이라는 곳에서는 그저 미나리 다듬는 것이 일이다. 이 딸부잣집은 딸이 일곱이고 아들이 하나라고 하는데 저기 앉아서 미나리를 다듬는 이들은 모두 딸들이라고 한다. 아들 하나는 얼마나 귀염을 받고 컸을까?
딸들이 미나리를 손질하고, 시원찮은 미나리는 의자 밑으로 떨어뜨렸다가 밖으로 버리는데 알뜰한 우리의 아주머니 손님들은 그곳에서 좋은 것을 골라 집으로 가져간다.
둘이서 가니 자동으로 저렇게 나왔다. 결론으로 말하자면 미나리는 반을 겨우 먹었고 밥과 마늘, 고추는 샀는데도 불구하고 22,000원이 나왔으니 가성비가 훌륭하다.
길손은 그냥 서비스로 주는 마늘과 땡초로 알았는데 값을 내라고 한다.
돼지 기름이 튀지 않도록 불판 가장자리를 미나리로 덮었다. 저렇게 하고도 반이 남았으니 미나리 양이 많다.
고기를 남겨서 미나리 김과 함께 불판에 볶는다.
미나리가 냄새나도록 많이 먹고, 9,000원에 한 단을 사서 집으로 가져왔는데 저녁에는 어떻게 된 것인지 미나리 꼴이 보기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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