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레트리버와 푸들의 잡종견인 도저<사진>는 지난 5월 15일 오후 메릴랜드에 있는 집 뒷마당을 뛰쳐나와 암 치료 기금 마련을 위한 메릴랜드 하프 마라톤 행렬에 주인 몰래 동참했다. 마라톤 참가자 2000여명 중 그 누구도 도저가 자발적으로 마라톤에 참가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도저는 달리기 중 물을 받아 마시거나 잠시 쉬는 등 힘들어하는 기색이 목격됐다고 한다. 하지만 도저는 포기하지 않았고, 전체 21㎞ 구간 중 자신의 집부터 결승점까지 13㎞를 2시간 14분에 완주했다. 주최 측은 이 기특한 개에게 완주 기념 메달을 걸어줬다. 도저는 이후 다시 13km 길을 거슬러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저의 마라톤 참가 소식은 미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마라톤 주최 측이 도저의 이름으로 만든 홈페이지에 기부 행렬이 이어져 29일까지 2만달러(2100만원)가 넘는 돈이 모였다.
도저가 3년 전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발견된 유기견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를 향한 사람들의 애정이 커져갔다. 도저의 이름을 딴 페이스북이 생겼고 2500명이 그와 친구가 되길 원했다. 기부 참여자 마이클 차이코브스키는 "도저는 미국의 국민견이다. 그는 우리 모두에게 '할 수 있다'는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도저의 이름으로 마련된 기금은 유방암 환자 치료를 위한 연구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메릴랜드대 그린에바움 암센터 측은 "도저가 내년 마라톤에도 참가한다면 우리는 대환영이다. 그에게 참가자 번호도 주겠다"고 말했다.
오늘(7/30) 조선닷컴에 실린 기사입니다. 개도 스스로의 의지로 달릴 수가 있나 봅니다.
태생이 유기견이라서 그렇다고 하면 고개가 끄덕여지겠지만, 그래도 평범한 "도꾸"는 아닌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