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버드나무 아래에서의 망중한(忙中閑)
2024. 5. 30. 11:34ㆍ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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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충남대병원 옆을 흐르는 작은 실개천 주변에 오래된 버드나무 두 그루가 있다. 버드나무 밑에는 공연을 위한 무대인지 방부목으로 아담한 데크를 두 개 붙여서 만들어 놓았다. 이곳을 본 후에 첫눈에 반했다. 몇 번을 망설이다가 이곳에서 기타와 하루를 보내기로 작정했다. 데크 위에는 버드나무에서 떨어져 나온 잔가지와 말라비틀어진 버드나무꽃으로 가득했다. 잘 만들기는 했는데 관리가 엉망이어서 저렇게 좋은 그늘을 지나가는 어느 하나 거들떠 보는 사람이 없다. 유감스럽게도 물론 저곳을 치우는 사람은 더 없다.
집으로부터 멀리 가져 오느라고 고생했다. 어쿠스틱 앰프 AER은 집에 두고 왔지만, 그래도 수레에 짐이 가득 찼다.
데크는 얼마나 방치가 되었는지 썩은 방부목에 버드나무가 싹을 피운 곳도 있고, 심지어 이끼까지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었다.
플라스틱 빗자루를 한 개 사서 버드나무 잔가지와 버드나무꽃들을 치우려고 시도했지만, 몇 년에 걸쳐 쌓여서 쉽게 쓸리지 않는다. 심지어 이끼는 거친 신발바닥으로 비틀고 나서야 저렇게 떨어졌다. 세종시에서는 만들어만 놓고, 그간 방치하였다는 증좌다.
오래된 버드나무 가지에 다른 나무의 씨가 터를 잡고 싹을 틔워서 뿌리를 내리고 기생해서 자라고 있다.
오후가 되니 무척 더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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