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15. 21:38ㆍ여행이야기
호주 시드니 공항에서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 처치 공항으로 우리를 데려간 아랍에미리트 항공의 거대한 여객기 A380-800의 여성 기장이 나타났다. 마침 우리 일행 중에 어느 부부가 호주에서 산 복숭아 1개를 깜빡하고 핸드 캐리어에 넣었다가 뉴질랜드 공항에서 적발되어 벌금 뉴질랜드 달러 400불 벌금을 내는 과정에 공항 입국장 밖에서 그들을 기다리다가 저 여성 기장 일행을 조우하여 사진 한 컷을 부탁하였더니 50초반으로 보이는 그 여성 기장은 흔쾌히 자신의 옆으로 오라고 한다. 그러나 중동 여성들 틈에 차마 낄 수가 없고, 중동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오른쪽에 섰다. 오른쪽 가장자리의 내 사진은 살짝 잘랐다. 이 사진을 찍은 사람도 외국 여성이었다. 대형 기종 여객기의 기장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튜어디스들도 따로 그 여성 기장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스튜어디스의 눈에도 그 여성 기장이 특별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아랍에미리트 항공의 A380 항공기에 언제 다시 탑승하겠나? 워낙 연비가 좋지 않고, 코로나 이후에 여행객이 급감하여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이 항공기를 보유한 세계의 대형 항공사들이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고 한다. 우리가 탄 여객기도 2층은 올라가 보지 않았지만, 1층의 마지막 섹터는 텅 비었다시피 해서 나 혼자 4좌석을 차지하고 뉴질랜드로 갔다.
아듀 호주 대륙이여!! 내 생전에 올 일은 다시 없을 것 같아 밑을 내려다보며, 안타까운 마음 반으로 호주 해안선을 눈에 넣어둔다.
여객기 창을 통해서 밖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바다에 시커먼 어떤 것이 계속 항공기를 쫓아 오는 것이다. 마치 바다에 사는 거대한 괴물 같기도 하다. 그러나 나중에 보니 항공기의 4개의 제트 엔진 뒤로 뿜어져 나오는 매연과 비행운의 그림자였다.
3시간 반을 날아서 뉴질랜드에 도착한다.
뉴질랜드가 비록 선진국이라고는 하지만, 크라이스트 처치 공항 CIQ에서 겪은 첫인상은 후진국의 냄새가 진동했다. 입국시 휴대품 신고서에 사실대로 기재한 사람을 더 엄격하게 잣대를 들이대서 검사하는 것을 보니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누가 성실하게 자진신고 하겠는가? 그러나 용케도 과일은 잘 찾아낸다. 뉴질랜드의 인종차별주의와 다른 행정조치를 보았을 때 선진국 유지가 얼마 남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누군가 뉴질랜드 이민을 간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만류하겠다. 요즘 미국 교민들이 한국으로 역 이민오는 숫자가 계속 증가한다고 한다. 나도 뉴질랜드에서 모든 것을 제공한다고 해도 그런 나라에 가서 살 생각은 솔직히 없다. 자연환경이 아무리 좋다고 한들 그 환경도 자주 보면, 지겨워 질 것이고, 환멸감이 들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호주 시드니 공항의 출국장 행태도 비슷했다. 남태평양 출신의 종사원들이 백인들보다 더 불친절하고, 기본을 몰랐다. 그런 면에서 우리 한국인들은 인천국제공항의 모든 종사원에게 감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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