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인간은 죽으면 흙으로 가는 것일께다
살아서는
10억 20억 좋은 집에 살다가
죽으면 누구나다 흙집에 살게 된다.
한해 두해도 아니고
천년을 산다하여 천년 흙집이라고 부른다.
연습삼아 맨바닥 흙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서 하룻밤을 보내는데....
해마다 이맘 때 산속에는 사랑의 짝을 찾는 계절이라서 한꺼번에 여러 종류의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산중 노숙" 하기 매우 좋은 절기이다.
누워있노라면
머슴새도 울고
두견새도 울고
소쩍새도 울고
귀신새도 울고
쪽박새도 운다.
이중에 귀신새(일명 호곡새라고도 한다) 울음을 제외하고 나머지 새들의 울음은 낮은 음 계열이라서 데체로
애잔한 느낌을 주는데 그중에서도 쪽박새 울음은 참으로 듣는 이가 서글퍼지는 소리를 낸다.
구전에 의하면
아침마다 곡간에서 퍼주는 시어머니 쪽박이 너무 작어서
하루종일 콩밭에서 엎드려서 고된 일을 해야 하는 젊은 며느리는, 늘 먹을 것이 부족하여 결국
첫 애기를 배속에 밴채로 꼿다운 나이에 굶어죽었는데....
너무 억울한 며느리가 저승으로 가지를 못하고 魂이 쪽박새로 다시 태어나
시어머니 사는 마을 뒷 산에 해마다 춘궁기가 오면 다시 와서
"쪽박바꿔 됫박바꿔"
이렇게 운다는 새다.
그 음율 자체가 너무 서글프고 애절하며
초저녁부터 밤새도록 울다가 날이 밝아야 울음을 멈추는 새다.
하룻밤을 듣고나면
피가 올라오는 듯이
목이 메이는 느낌을 주고
가슴도 멍멍 해지게 마련이다.
이 쪽박새는 일명
"홀딱새" 라고 하기도 하는데 그 유래는
강원도 깊은 산골에
강 이쪽에 사는 젊은 과부와
강 저쪽에 사는 젊은 홀애비가 살았는데
산골 동네 모든 사람들은 뒷 산에서 밤새도록 우는 쪽박새 울음을
"쪽박 바꿔 뒷박바꿔" 로 들리는데...
님의 품이 그리워 잠 못이루는
이 홀애비와 과부는
"홀딱벗고 빨리자자
홀딱벗고 빨리자자"
이렇게 들린다는 것이다.
소리를 잘 들어보면 정말로 홀딱벗고 빨리자자..로 들리기도 한다.
또 다른 구전은 젊은 스님이 불당에서 목탁을 두두리는데 시주하러 마을에 내려갔다가 본 젊은 과부의 뒤태가 자꾸 어른거려서 당체 부처님 앞에서 불경을 드릴 수 없어
사랑도 홀딱벗고
번뇌도 홀딱벗고
이렇게 세상 번뇌를 벗어던지자고 수없이 주문을 외웠지만 결국
"당신도 홀딱벗고
나도 홀딱벗고"
로 ..... 속세의 사랑이 담긴 구전이 있기도 하다.
홀딱새 음은 우리민족이 가장 선호하는 네박자 음이다.
귀를 귀울이고 들어보면
"도솔래파 도솔래파"
로 들리는데 이 지구상에 살아있는 생명체 중에 이렇게 절절하게 울음 소리가 서글픈게 들리는 것은
바로 홀딱새가 아닐까 한다.
지금이 홀딱새 울음소리가 절정을 이루는데..대체로 한수 이북으로 많이 산란을 하므로 운악산 줄기나
국망봉 궁예 굴 아래 쪽에 자리를 잡으면 산의 共鳴으로 쪽박새 울음을 밤이 새도록 제 되로 들을 수 있다.
note:
쪽박새 학명은 검은 등 뻐꾹새다.
크기가 뻐국새 크기이지만 사람눈에는 왠만해서 보이질 않는 이유는 숲속의 제일 높은 층에 산다.
그동안 어주자가 실제로 경험하고 조사해 본 봐로는 이새는 나무 꼭데기 바로 아래 숲 가지를 좋아하여
왠만해서 사람눈에 보이질를 아니하고 땅 바닥이나 나무 가지 중간에 내려오는 법이 거의 없는 새다.
이런 새들이 한창 울 무렵
이맘때 산야 지천으로 피는 뻐꾹채 꽃도 이젠 그 뿌리의 약효가 뛰어나다는 소문으로 점점 사라지는 세월이다.
* 저분들이 들어가 있는 비닐커버는 전쟁터에서 전사자가 발생하였을 때 전사자의 유해를 넣는 것으로 생각되며,
얼굴부분이 투명한 비닐부분으로 된 것은 얼굴과 인식표를 바깥에서도 쉽게 보이도록 만들어졌다고 생각되는데
저것들을 어디서 구했을까? 다소 엉뚱한 유해 보관빽을 노숙 준비물로 택한 필자의 탁월한(?) 식견이 보인다.^^
- 푸른 뫼 생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