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21. 14:31ㆍ재미있는 동물세계
국민학교, 중학교 학생이었던 나는 여름이 되고 학교가 파하면 나는 짧고 낡은 반바지를 입고 작은 2리터짜리 깡통과 뽕나무 회초리 서너개를 들고 집을 나섭니다. 집에서 재산목록 1호로 키우는 '바크샤' 돼지를 위한 길이지요. 지금은 가축들이 사료를 먹지만 그땐 질척거리는 돼지우리에서 사람들이 먹다 남은 음식물찌꺼기에 방앗간에서 방아를 찧고 나온 '딩기(경상도 사투리, 쌀겨나 보릿겨)'를 물에 멀겋게 타서 돼지에게 줍니다.
사람도 먹을 것이 변변치 않던 시절에 돼지라고 별 수가 있었을까요?. 그래서 돼지가 빨리 커야지
우리집에 도움도 될 것이고, 어린 마음에 어머니를 도와야겠다고 마음먹고 개구리 사냥을 가는 것입니다.
근동에서 개구리 사냥꾼 1호인 나는 혼자 집에서 제법 떨어진 큰 개울가로 갑니다. 개구리들이 있는 곳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뻔하니까 그들의 후미를 노립니다. 워낙 어려서부터 운동신경이 발달되어있는 지라 회초리 한대로 간단히 개구리를 즉사 내지는 기절시킵니다. 달아나도 매질 다섯번에 끝이 납니다.
개구리사냥이 가장 쉬운 때는 역시 봄입니다. 개구리들이 겨울잠을 자고 나서 짝지으려고, 논주인이 벼를 심기위해 논둑을 발라놓고 소로 쟁기질을 하여 물을 가둬놓은 논에 가면 커다란 참개구리들이 지천으로 널려있지요. 물위에 사지를 벌리고 암컷을 부르느라 양볼때기를 열심히 꽈리마냥 부풀리면서 열심히 구애노래를 부릅니다. 개골~ 개골~ 저승사자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도 모르는 채~
그러다가 사람기척이 나면 잽싸게 물속으로 들어가는데, 얕은 물속으로 개구리가 도망가서 숨은 곳이 보입니다.
살금살금 무논에 들어가서 개구리가 지나간 흙탕물 끝부분을 잽싸게 한손으로 잡아채면 발버둥도 제대로 치지 못하고 불쌍한 개구리가 큰 눈을 껌뻑이며 내손에 잡혀나옵니다. 그리곤 논둑으로 나와 삽으로 발라서 매끈해진 논둑에 냅따 패대기를 칩니다. 개구리는 저항 한번 제대로 못하고 크게 만세를 부르며 일자로 쭉 뻗으면서 벌벌 사지에 경련을 일으키면서 짧은 개구리 인생의 최후를 마감합니다.
잔인하지만 그때는 삶의 한 방편으로 어쩔 수가 없었고, 죄책감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시간 근 1~2Km 되는 지역을 왕복하면 한 깡통 가득히 개구리가 차고, 나는 저녁무렵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돌아와서 돼지 죽쑤는 솥에다 불을 때서 푹 삶습니다. 개구리의 뒷다리는 마치 닭다리처럼 작지만 하얗게 뭉친 근육이 폼을 잡고, 포얀 국물(?)과 구수한 냄새는 주변에 가득차고 돼지의 코를 간지럽혀 허기가 진 돼지는 빨리 달라고 촛점없는 눈을 까 뒤집으며 꿀꿀 재촉합니다.
개구리 삶은 것과 딩기를 섞어 돼지에게 대령하면 돼지는 허겁지겁 정신없이 먹어댑니다. 나에게 감사하다는 인사 한마디 없이~~ 제 어미에게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았나 봅니다.
그렇게 봄, 여름, 가을철에 죽어간 개구리들이 여러 수천마리는 되었을 것입니다. 본의 아니게 살생을 하였지요. 그러나 그들의 죽음은 헛되지 않아 돼지를 살찌우고 우리가족을 그나마 생활고에서 벗어나게 했으니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남을 살렸으니 자비로운 개구리들은 아마 극락에 갔을 것으로 믿습니다.^^
개구리 많은 곳에는 당연히 뱀도 많았지요. 뱀은 죽였으나 집으로 가져오지는 않았습니다. 남자인 나도 뱀을 보면 순간 흠칫 놀라고, 스멀거리는 기분에 그넘을 제대로 죽이지 않으면 언젠가 복수할 것만 같아서 죽이려고 마음먹은 뱀은 끝까지 추격하여 반드시 생을 마감시켰습니다.
지금도 나는 같은 생각을 합니다. 독사는 사람들을 해칠 우려가 있으니 등산하다가 아니면 시골길을 산책하다가 독사들을 만나면 반드시 죽이는 것이 인간들에게 이롭다는 생각을요!!
나는 기금껏 개구리가 "개골 개골" 하며 우는 것을 보았지 아래 동영상처럼 비명지르는 개구리는 처음 봅니다. 참 세상이 넓으니 별 것들이 다 있군요.
이 개구리는 한술 더 떠서 아예 물려고 하네요~ 제 주제를 모르는 고이헌 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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