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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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보금자리 만들기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니 개울의 버들강아지가 솜털을 입힌 싹을 돋우고 버드나무 가지 끝에는 파란 기운이 움튼다. 겨우내 빈집으로 있던 까치집도 후손을 번식하기 위한 보금자리 수선에 나선 까치의 노동으로 분주하다. 까치집 밑을 지날 때 마침 까치 한 마리가 커다란 나뭇가지를 입에 문다. 나뭇가지의 굵기는 볼펜 정도이고, 길이는 50cm 정도로 길어 보였다. 무게는 까치의 1/4~ 1/5이 될 것 같다. 어떻게 옮기나 유심히 보니 처음 도약은 가뿐히 이루어졌는데 단번에 10m 남짓의 까치집으로 직행하지는 못한다. 나뭇가지 사이를 힘겹게 오르는 까치를 보니 자신의 보금자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정성이 갸륵하다.
2022.02.26 -
까치도 실성했나?
한겨울도 아닌데 모두 마스크를 끼고, 산책길에 나선다. 나도 공공의 적 고라니를 보기 위해 평소와 다른 코스, 즉 거꾸로 도는 길이다. 작은 야산에 산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다니는 늙수그레한 아주머니들 때문에 산에 사는 쑥이나 냉이 같은 식물 뿐만 아니라 그 인기척과 등쌀에 고라..
2020.04.08 -
까치집 구경하기
오늘 산책길에 정말 색다른 경험을 했다. 원래 까치는 짐승이나 사람의 손길이 닿을 수 없는 높은 나무에 짓기 때문에 가까이서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도시 농부가 재배하는 작은 벚나무에 까치가 둥지를 틀었다.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바닥에서 4~5m 높이나 될까? 경험이 없는 ..
2019.04.14 -
설 연휴 마지막 날, 산책길에서
하염없이 시간은 흘러간다. 벌써 오늘이 설 연휴 마지막 날이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지만, 그 아쉬움은 이제 더 쉴 수도 있는데 내일 또 일터에 가야 한다니 하는 아쉬움이 아니라 인생의 황혼을 향해 나아가는 속도가 빨라짐에 대한 아쉬움이다. 가끔 호젓하게 걸어보는 나만의 산책길에..
2018.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