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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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에도 선풍기 바람을 맞는 소
고향 후배가 하는 축사를 들렀다. 100두가 넘는 소가 있었는데 선하게 보이는 검은 눈동자를 가진 어린 송아지를 보는 것은 힐링 그 자체다. 축사를 들어서니 낯선 손님이 왔다고 전부 일어서서 길손을 맞는다. 영하의 기온에다가 바람까지 매섭게 부는데도 작은 소들은 그냥 그 찬바람을 맞는다. 얇은 가죽 옷에 변변치 못한 털을 가진데도 불구하고 저렇게 겨울을 나는 소가 마냥 신기하다. 그러나 그뿐이 아니었다. 여름이 아닌데도 천정의 대형 선풍기가 돌아간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선풍기를 돌리는지 알 수는 없지만,
2023.02.02 -
벽을 튀어 나온 저 소가 나를 계속 쳐다본다.
어느 식당 벽에 그려진 암소가 지나는 객을 끝까지 쳐다본다. 참 신기하다. 고개를 돌려가면서 보는 것 같다.
2022.07.28 -
미련한 소(牛)?
소가 풍년이다. 고향에 왔다가 마을 뒤쪽에 있는 후배의 우사(牛舍)에 들렀다. 그 고향 후배는 하루에 두 마디쯤 하는 이미 고인이 되신 선친처럼 과묵하기가 이를 데가 없어서 서먹서먹할 때가 많다. 그는 속칭 억대 농부다. 사과 농사, 벼농사, 소 사육, 운송업 등 2~3명이 해야 할 일을 마치 이곳에 있는 소처럼 묵묵히 뚜벅뚜벅 그렇게 혼자서 한다. 그의 모친은 지아비를 몇 년 전에 저세상으로 보내시고, 격무로 고단한 아들을 대신해서 소먹이는 일을 하신다. 90여 마리의 소가 있었는데 큰 소는 마리당 1,000만 원 정도에 출하한다고 하니 정말 대단 규모다. 후배 모친의 말씀이 소도 사람을 안다고 한다. 낯선 길손이 오니 벌써 축사 내에 사발통문이 돌았고, 길손을 구경하느라고 여념이 없다. 격리된 우리마..
2020.09.12 -
소라고 우둔하란 법은 없다.
짐승 대가리라고 조롱하지만, 그들도 나름대로의 생존방식이 있고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고 회피하려는 노력도 한다. 인간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지만 소도 생활수단으로 이렇게 머리를 쓴다.
2015.12.21 -
봄기운이 감도는 곳으로
혼돈과 무질서를 떠나 모처럼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그곳은 비록 가난하고, 질곡의 시절이었다고 해도 가슴 속에는 언제나 영혼의 안식처다. 뒤로는 병풍같이 큰 산이 둘러싸고 앞으론 큰 들판이 앞가림하는 곳 빈번히 가지 못해 때론 안타까움을 더하는 곳 멀리 구름이 산 정상을 가리..
2012.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