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 만에 보는 동해 파도

오래간만에 동해와 파도를 본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너울이 일고 제법 커다란 파도가 화진 해수욕장 해변에 끊임없이 도착한다.

화진휴게소를 지나가다 잠시 시간을 낸 사람들이 바닷가 백사장(?) 아니 자갈 해변이 옳은 표현이겠는데 찬바람을 맞으면서 겨울 바다를 가슴에 안는다.

화진휴게소 2층에 엄청난 크기의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어디서 많이 본 적이 있는 그런 표현이다. 통상적으로 과거에는 '세관 압수물품 공매처분'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는데 약간 진화된 표현을 했다. 세관은 살짝 빼고, 막연하게 통관물품 공매처분이라는 간판을 걸었다.

세상을 현혹하기 위해 자극적인 색깔의 플래카드에 외항선박침몰로 인해 발생한 외국물품을 마치 세관에서 공매하는 과정에 참가해서 물품을 불하받아 파는 곳인 것처럼 그런 표현을 사용했지만, 사실은 선박이 침몰하면 혹시 바다에 가라앉지 않은 물품이 있다면 세관의 승인을 받고 폐기되거나 만약에 해수에 젖지 않고 온전하다면 관세를 내고 통관해야 되는데 그런 물품이 어떻게 일반인에게  공매가 되나? 수입물품에는 거의 대부분 보험에 드는데 수입업자가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수령하면 해당물품의 소유권은 보험회사로 넘어가서 보험회사에서 알아서 처분하는데 그것이 어떻게 공매가 되나? 수입통관과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말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는데 일반 국민이라면 저간의 사정을 모르니 뭔가 좋은 물건을 파는구나 하고 저곳을 들리겠지만 사실은 통관물품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동해대로를 지나가다 들리는 수많은 사람이 저런 플래카드를 걸고 영업을 하는데 세관이나 경찰에 신고하는 사람 하나도 없으니 참으로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하고 상관이 없으면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그렇게 신고 정신이 없는 것도 미덕은 아니다. 저 상인들은 명백히 '표시, 광고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시 강릉방향으로 출발하면서 하늘을 보니 검은 먹구름이 몰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