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을 탐내다가~~

2016. 7. 22. 16:10동영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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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고향에 가도 잘 보이지 않는 새가 되었지만, 국민학교 저학년 때 여름이면, 위험을 느낄 때마다 엉덩이를 들썩이며, "따따따따~~"하는 울음소리를 내는 여름 철새인  '따굴새(떼까치 사투리)'가 감나무에 둥지를 많이 틀었다. 별다른 장난감이 없는 동심은 감나무에 올라가서 따굴새 둥지에서 알을 꺼내거나, 아직 눈도 제대로 떠지 못하고 깃털도 없는 새를 둥지에서 내려서 가지고 놀다가 죽는 것은 죽고, 그것을 다시 새 둥지에 올리거나 하면서 짓궂게 놀았다.

 

지금은 그런 것이 사라졌지만, 면사무소나 학교 옆에 사는 아이들은 텃세가 상당히 심했다. 양아치 같은 놈이 한 놈이 있으면 전부 그렇게 물들어서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이유 없이 시비 걸면서 구타하고, 그런 짓을 무슨 영웅 놀이인 양 하던 그런 시절이었다. 

 

집에서 2km 정도 떨어진 국민학교 쪽문 가까이 있는 감나무에 예의 그 따굴새가 둥지를 틀었다. 평소 습관대로 아무런 생각없이 감나무에 올라가서 새끼를 내린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감나무 주인 아들에게 들켜서 그만 낭패를 보게 되었다.

 

길손보다 한 해 먼저 학교에 다닌 선배였는데 당시에는 성격이 고약하여 길손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는데 처음 1원을 내놓으라고 하니 1원이 있을 턱이 없고, 설사 1원이 있어도 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에 그냥 만나지 않고 숨어 다녔는데 그 친구가 배상금에서 가산세나 이자 격으로 매일 1원씩 가산하였고, 그 돈이 점점 불어나니 이제는 줄래야 줄 수도 없는 그런 입장이 되었다.

 

나무에 달린 열매야 제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제 감나무에 잠시 스쳐 지나가는 따굴새에게 새 둥지를 전세로 준 것도 아닐 텐데 제 재산을 도둑맞은 양 계속 돈을 요구하니 나중에는 내가 죄인 아닌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얼마 전에 고향 모임에서 그 선배를 만나 그 시절 얘기를 하니 당연히 기억도 하지 못한다. 참 개구쟁이들 어처구니없는 짓도 많이 하면서 자라서 이제는 손자 손녀 볼 나이가 되었다. 동영상에 처음 등장하는 새를 보니 옛날 그렇게 핍박 받던 추억 속의 따굴새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