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는 이미 짝을 지었는가?

2017. 3. 18. 22:25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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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사 축대에는 어김없이 두꺼비 플래카드가 걸렸다. 늘 길손이 반복해서 앰프를 틀지만, 플래카드를 건다고 사라지는 두꺼비를 구한다면 플래카드로 저수지를 도배하겠다. 두꺼비는 한글도 모르거니와 관심도 없을 것이고 지나는 수많은 인파도 먹고 살기도 팍팍한데 제대로 두꺼비를 구할 구체적인 행동도 하지 않고 저런 것을 걸면 짜증만 난다.

 

녹색연합 사람들아, 또 대구광역시 두꺼비 보존협회 사람들아!!~~ 당신들은 두꺼비가 산에 올라가서 내려오는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나? 왜 두꺼비 개체 수가 자꾸 주는지 이유라도 알고 있나? 매년 이곳 망월 저수지에 알을 낳으려고 찾아오는 두꺼비가 얼마나 감소하는지 용역이라도 줘 받나? 용역비가 없으면 도시락이라도 싸 와서 한 달 동안이라도 한 번 저수지를 관찰이나 해봐라!!~~ 길손은 누차 이곳에서 앰프를 틀었다만, 올챙이를 잡아먹는 그 원흉은 블루길과 배스들이니라~~!! 빨리 그놈들부터 퇴치하는 노력을 하고, 플래카드를 걸어라~

 

 

 

 

 

 

 

두꺼비들이 이미 짝을 짓고 산으로 올라갔는지 아니면 아직 산에서 내려오지 않았는지 잘 모르지만, 근처에 몇 마리가 보였는데 수컷들만 저렇게 덩그러니 있다.

 

 

 

 

 

 

 

 

두꺼비들이 알을 낳았다면 이 수초(水草) 사이에 있을 것인데 눈이 나빠서인지 도통 보이지를 않는다. 설령 알에서 부화해서 이 수초 구역을 빠져나가서 앞쪽 넓은 곳으로 나가자마자 매복하고 있던 블루길에게 모두 희생당하고 만다. 길손은 두꺼비들에게 은혜를 입은 것도 단돈 서푼어치도 없거니와  두꺼비들이 살림을 일으키는 도움을 준 적도 없었지만,자꾸 두꺼비들에게 관심이 가는 것이 어쩌면 전생에 두꺼비 두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두꺼비 알을 보지 못해 못내 서운한 마음을 안고, 매년 연례행사처럼 찾아가는 나만이 찾는 비밀의 정원에 오니 뭔가 느낌이 온다.

 

 

 

 

 

이곳에는 도롱뇽과 북방산개구리가 알을 낳는 곳인데 아직 날씨가 차가운데도 불구하고 알에서 부화하여 저희들끼리 재미나게 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