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무상[權力無常]

2017. 11. 18. 16:30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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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년간 포항에서 동해로 가는 이 7번 국도를 가뭄에 콩 나듯이 다녔어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향 마을을 그냥 지나쳤다. 사진의 이정표는 그 흔한 생가 이정표가 아니고 고향 마을이라고 되어있는 것은 그가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스턴 CC를 다녀오다가 작정하고 들어갔다. 요즘의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는 않다. 그의 오류가 없다는 것이 아니지만, 그가 처한 오늘의 현실을 보면서 인생무상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의 특이한 이름(李明博)을 처음 본 것은 길손이 1978년 2월 말경 경남 울산에 초임 발령을 받았을 때다. 현대건설 사장이 이명박이었는데 아주 젊은 사장이라고 누군가 귀띔해줬다. 당시에 중동 붐이 일었을 때인데 사우디 주베일 港 공사를 현대건설이 하고 있었고, 항만 공사에 들어가는 모든 기자재가 울산항을 통해 반출되고 있었는데 현대건설의 대표이사 이름이 이명박이어서 늘 기억하고 있었다.



 

과거 여러 대통령이 있었지만, 길손이 보기에 가장 실사구시적이고, 다방면으로 경험이 많았으며, 기업과 공직자를 가장 잘 알았던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그가 실제로 대통령이 되었을 때 공직자들의 내면을 누구보다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 그를 대했던 고위공직자는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대기업의 사장, 특히 건설, 토목회사의 사장은 공직자를 만나 접대하는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했겠는가? 그곳에서 공직자의 추태와 부패도 보았을 것이고, 공직자의 탁월함도 보았을 것이다. 외국 유명회사의 CEO뿐만 아니라 권력자도 만나 사교력도 발휘했을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군 출신이나 정치인 출신 대통령보다 한국사회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위기에 몰려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도 죄라니 죄가 된다면 마땅히 죗값을 치러야 하겠지~ 그런데 뭔가 개운치가 않다. 이렇게 후진적인 일이 반복되어서야 어떻게 밝은 내일을 기대하겠나? 작금의 현실은 조선시대의 당파싸움은 싸움도 아니다. 적을 앞에 두고도 명분 싸움에 휘말려 임진왜란을 겪었던 뼈아픔도 남의 나라 일이다.



 


 

7번 국도에서 꽤 들어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생가가 아니고 고향 마을임을 알아야 한다. '덕실 마을' 이름부터가 훈훈하다.





 

 

대통령 고향 마을이라는 덕분에 마을회관도 번듯하다.





 

이명박 대통령 기념관인 '덕실관'이다.




 

 

 

 

저 앞의 초가집은 약간 뜬금이 없다. 생가도 아니고, 고향 집도 아닌데 저렇게 떡하니 버티고 있다.





 

 

 

 

 

 

 

오른쪽 밑에 작은 글씨로 Lynx 회장이 새겨져 있는데 아마도 그가 세운 것으로 보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념관과 비교하면, 내용이 빈약하기가 이를 데가 없다. 물론 한국정치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달랐기 때문이겠지만




 

 

2층 영상관에서 그의 일대기를 보다가 중간에 그만 둔다. 이미 길손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향 집터와 고향 집이 어떻게 다른지 길손은 의아스럽지만, 안내판에는 그렇게 구분해 놓았다.





  

 

 

 

 

 

 

 

 

이곳이 사촌 형수가 사시는 고향 집이라고 한다.





 

 

 

 

고향 집에서 반대편을 보니 주변과 다른 소나무 숲이 있고, 그곳에 작은 사당 비슷한 것이 있다. 길손도 이제 나이가 드니 저런 곳이 무섭지 않고 어떤 사연이 있는지 자꾸 알고 싶은 병이 생겼다. 나 원 참~ 쩝~





 

벽면에 연꽃이 간결하게 그려져 있다.






사당으로 보이는 곳을 건너가면서 개울을 보니 어디서 가져왔는지 엄청난 크기의 돌로 석축을 해놓았는데 마을 사람들이 대통령 덕을 보긴 봤다.





  

 

입구에 금줄이 처져 있어서 더 이상 들어갈 수가 없다. 아무런 안내문도 없어서 나중에 마을 촌로에게 물어보니 어물어물 이야기 하는데 마을 제사를 지내는 제당(祭堂)으로 들을 것 같다.


제당 양옆에는 개울이 있고, 그 중간 등성이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곳에 정자를 지었으면 정말 좋았을 것 같았는데 제당을 지어 마을 제사를 잘 지냈기 때문에 이 마을 출신이 대통령이 되는 영광을 얻지는 않았을까




 

 

 

저 사당 안에 있는 천지신명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혹여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면 반드시 도와주리라 믿는다. 세상이 광분하고 있는 것 같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게~ 그냥 아이들에게 해주는 말이라고 가볍게 생각하지 말자. 우리는 오늘 다 먹고 마셔버리고, 내일에 대한 기약이 없는 민족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오늘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