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15. 12:30ㆍ여행이야기
쇼와신산(昭和新山) 도야 호수 관광을 마치고, 삿포로를 향해 가는 중간에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들렀던 휴게소 식당의 맞은편에 있는 지금도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활화산(?)이었다. 흰색으로 산에서 피어오르는 것은 직접 냄새를 맡아보지는 않았지만, 수증기가 아니고 모락모락피어나는 연기로 짐작된다. 정상부근의 지표온도는 300도 정도 된다니 올라가다가는 천국으로 바로 갈 수도 있을 테니 그저 연기라고 보는 것이다.
도야 호수의 남쪽에 있는 우스잔(有珠山)은 2만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화산 활동을 하고 있는 활화산이라고 하는데 이 쇼와신산은 그 우스잔의 기생화산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해발 402m까지 융기했지만, 현재는 해발 398m로 화산의 온도 저하와 침식으로 인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안내문을 이곳에 옮겨적는다. 사진 보고 컴퓨터에 옮기느라 고생 좀 했다.
이 주변은 원래 마을과 보리밭이었습니다. 쇼화신산(昭和新山)은 1943년 말부터 1945년 가을 사이에 빈번히 일어난 지진과 대지의 융기, 분화로 인해서 생겨난 것입니다. 때마침 세계 제2차대전 중이라 군부의 간섭으로 인해 학자들은 상세한 조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혼란 상태에 빠졌던 그 시기 현지의 우체국장이었던 미마츠마사오(三松正夫)씨는 1910년의 우스산 분화 당시 학자들의 가르침을 떠올리면서 이 새로운 화산의 탄생으로 이렇게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부단한 노력 끝에 귀중한 자료들을 많이 남겨놓았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화산을 보호하고, 또 화산으로 인해서 집과 밭을 잃은 농민들을 위하여 미마츠(三松)씨는 자신의 재산으로 농민들에게 토지를 사주었습니다. 그 덕분으로 쇼와신산이 자연 모습 그대로 오늘날까지 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 노인의 봉사 정신을 후세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 이곳에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1993년 12월 8일 쇼와신산 생성 50주년 기념사업실행위원회
소우베츠 쵸 읍장 스가와라 슌이치
길손은 이 안내문이 쓰인 지 1993년 이후에 20여 년이 지났지만, 안내문에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엉망인 것을 보면서
첫째는, 소추베츠 쵸 읍장인 스가와가슌이치 선생이 그 흔하디흔한 재일교포의 감수를 받지 않았던 어리석음이요, 일본인답지 않은 무책임이고,
둘째는, 이곳을 다녀간 무수한 한국인과 재일교포들이 이렇게 잘못된 표현에 대해서 눈을 감고 있었다는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화산이 언제 터질지 몰라서 모두 이사를 가고, 휴게소를 운영하는 사람은 낮에 영업하고 밤에는 근처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퇴근한단다.
지금도 갑자기 화산활동이 일어나서 분화되면 돌이 날아다닌다는데 '당고(Danger의 일본식 발음)야~'라고 외치면 머리를 감싸쥐고 숨어야 한다는데 화산 돌이 날아가는 속도가 워낙 빨라서 도망가도 피할 수가 없단다.
쇼와신산 맞은편에 있는 휴게소에만 사람이 있는데 이곳에서 모두 식사했다.
휴게소에 도착해서 식당인 2층으로 올라가면서 계단 위에 박제된 무스(Moose 말코손바닥사슴)가 있었는데 버스에서 가이드가 하는 말을 얼핏 들었더니 이 무스에 대한 설명이 잠깐 있었는데 이 말코 손바닥 사슴을 휴게소 주인장이 사냥했다나 어쨌다나 했는데 그녀는 홋카이도에서 잡힌 이 사슴을 순록이라고 하면서 어떻게 홋카이도에 오게 되었는지 연구소가 만들어지고 연구하는 중이란다. 그래서 길손이 대답하기를 그 사슴은 순록이 아니고, 말코 손바닥 사슴이라고 하면서 아마도 러시아에 살던 무스가 바다를 헤엄쳐서 건너오게 되었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멧돼지도 10여 km의 바다를 헤엄쳐서 건너는데 사슴이라고 못할 리는 없지, 유튜브에 보면 순록도 떼를 지어서 바다를 건너기도 한다. 암수 한 쌍이 합심해서 바다에 뛰어들었는데 다행히 홋카이도 방향으로 가는 해류를 타면 홋카이도에 도착하는 것 아니겠어?
휴게소 식당에 들어갔는데 들리는 목소리는 한국어밖에 없다.
아마도 국적 불명의 음식이 아닌가 한다. 일본사람들도 이렇게 식사하는감? 육군과 해군이 같은 불판 위에서 구워진다. 아~ 일본에서는 식사가 멋질 것으로 생각하고 비싼 돈을 들여서 왔는데 식욕이 당기지 않기는 캄보니아와 다를 바가 없다. 나중에 일본인 만나면 이것이 일본 현지식인지 꼭 물어봐야겠다.
길손은 지금도 활동하는 활화산인 쇼와신산이 신기해서 떠나는 버스 안에서도 자꾸만 뒤돌아본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죽기 전에 다시 올 일은 없을 것 같아서 그렇게 자꾸 뒤돌아보며, 미련을 가지고 멀어져 가는 산을 반복해서 찍어 올리는 것이다.
혹자는 뭐가 그리 신기해? 라고 하겠지만, 한국에서도 그런 것을 쉽게 볼 수가 있다면 그렇게 할 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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