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여행 - 테를지 국립공원 엉그츠山

2018. 7. 28. 10:41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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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에서 일박을 하고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제일 높은 산인 해발 2,020m의 '어그츠 山'으로 야생화 트레킹을 한다고 해서 왔는데 이곳에서 우리에게 허가된 시간은 2시간밖에 없었다. 게르에서 과음을 한탓에 몸이 많이 무겁기도 하거니와 나이가 들면서 체력도 떨어져서 일찌감치 선두와 멀어졌다.










엉그츠 산의 해발 고도가 2,020m라고 하니 엄청 높은 곳으로 알겠지만, 울란바토르가 해발 1,300m니 오른쪽으로 보이는 저 정상이 기껏해야 700m 정도로 그리 높게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복병이 생겼다. 어제 먹은 기름기 많은 허르헉이 아랫배에서 자꾸 신호를 보낸다. 화장실은 따로 보이지 않고, 하는 수 없이 야생 화장실을 찾기로 한다.






높은 곳에서 보면 휑하니 보이는 곳이라 이곳저곳 살피니 아신 오른쪽으로 작은 계곡이 있는 것 같아 야생화장실로는 적격일 것 같아 그곳으로 발을 옮기는데~





이것을 보니 길손은 늑대가 죽어있다고 생각하면서 깜짝 놀랐다. 덩치도 진돗개 두 마리를 합친 덩치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니 이것은 말 타면서 보았던 '캉갈 도그'다 늑대와 싸우다 죽었는지 아니면 자연사했는지 모르지만, 개의 골격이 큰 것에 다시 한번 더 놀란다.






이번에는 개의 것보다 더 큰 뼛조각을 만난다. 크기로 봐서 소나 야크, 아니면 말로 보였는데 아마도 늑대의 짓으로 보였다.






죽음이 있으면 생명도 있다. 그래서 불생불멸인가 보다. 이름 모를 야생화가 길손을 반긴다.







야외 화장실에서 10분 정도를 소요했더니 이미 선두는 많이 멀어졌고, 몸은 무거워서 정상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아래를 보니 그것도 장관이다.









엉그츠 산 정상 쪽인데 빨리 올라간 사람은 저곳까지는 아니지만, 같은 고도까지 올라간 것을 보니 평소 등산한 사람하고 안 한사람하고의 차이는 천양지차다.










환갑을 넘겼을 것 같고, 체형이 마른 편의 어떤 아주머니는 정상 주변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와서는 멀리 보이는 사진 왼쪽의 작은 흰색 표지를 보더니 우리가 묵었던 게르가 그 밑에 있다고 한다.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새벽에 일어나서 만 오천 보를 걸으면서 그곳을 올랐다고 했다. 정말 대단한 아주머니다. 한국 아줌마 역시 세계 제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장하다!! 억척 아줌마~


페미니스트나 요즘 젊은 여성들의 사고방식으로는 사실 아줌마라고 하면 천박하고 폄하하는 말로 들릴 수도 있겠으나 그럼 아저씨는 되고, 아주머니는 되지 말라는 법이 있나? 더구나 아줌마라고 하면 아주머니라고 불러달라면서 화를 내는 아주머니도 있다. 그렇거나 말거나 한국의 아줌마는 임진왜란 때 행주 城의 주역이자 조역이고, 우리나라 발전에 일익을 담당한 어엿한 여장부다. 그러나 그늘진 곳도 있으니 어느 학자는 한국이 '아줌마 문화' 때문에 망쳤다는 주장도 했다. 아줌마는 뻔뻔스럽고, 수치심도 모르며, 배려심도 없고, 학교에서 치맛바람이나 일으켰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이젠 우리 한국 아줌마들도 선진국이지만, 지금도 家長을 다소곳이 따르는  일본 여성처럼 되었으면 좋겠다. 길손이 보건대 아직 일본에서는 미투 운동이 벌어지지 않은 것 같다.






엉그츠 산에서 내려와서 중식을 위해 이동하다가 이런 돌무덤을 보고 모두 버스에서 내린다. 길손에게는 익숙한 풍경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지만, 길손이 어릴 때는 외지고, 무서운 고갯길에는 상엿(輿)집이나 서낭당이 있고, 또 그 주변에는 돌을 주워서 던지며 무사함을 빌었던 그런 것이 이곳에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몽골 풍습을 답습한 것 같았다. 돌을 세 개 주워서 한 바퀴 돌 때마나 한 개씩 던지며 무사한 여행을 빈다.






노잣돈과 제물도 보이고







비가 추적거리며 내리는데 돌무덤 뒤로 제법 경사가 진 큰 산에는 야크와 말과 소가 어우러져서 플을 뜯고 있다.






저 형상이 멀리서 보니 왼쪽에 아이는 야크가 있는 능선을 보고, 그 뒤에는 죽어가는 듯한 아이를 안은 어떤 여인이 서 있는 것 같은 형상이 있어서 비를 맞으며 가까히 가서 보니 나무 덩걸에다가 천을 둘러놓은 것인데 참으로 기묘한 모습이었다.






돌무덤이 있는 언덕에서 밑으로 보이는 강은 울란바토를 가로지르는 '톨강'이다.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돌무덤 옆에서 콘도르를 횃대에 올려놓고 관광객들에게 2달러씩을 받고, 손에 들어보도록 한다. 잠깐 보았지만 여러 사람이 콘도르나 독수리를 팔에 올리고 기념사진을 찍는데 콘돌과 독수리 주인은 이 놈들 때문에 수입이 제법 짭짤할 것 같았다.






뻐꺼지기 이 몽골 친구가 콘도르와 독수리의 주인이다. 독수리는 콘도르보다 몸집이 1/3 정도로 작았다. 뒤의 횃대에 독수리가 앉아 있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