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27. 20:05ㆍ여행이야기
패키지여행객 일행이 점심을 먹고, 거북바위와 아발 사원을 갔다 온 후에 다시 이곳에서 게르 체험을 할 본부다. 널따란 초원에 어쩌다 솟은 바위산은 경외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몽골에서는 돼지고기가 소고기보다 월등히 비싸단다. 돼지를 사육하려면 곡물을 수입하여 먹어야 하니 당연한 귀결이다. 이것은 점심으로 나온 소고기 스테이크였는데 비주얼을 좋았으나 미리 삶아서 나온 것처럼 장조림에 가까운 것이 한 토막씩 모두 들어있었다. 그래도 좋은 초원이 있으니 불평이 없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파란색 건물이 관광객을 위해 마련한 화장실과 샤워장이다. 조금 불편했지만, 야지(野地)에서 초원을 바라보며 불안하게 용변을 보는 것보다는 다행이다. 샤워시설은 수건과 비누는 비치되어 있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사용할 만 했다.
우리가 묵을 게르 단지 앞에 유튜브에서 많이 보았던 구 소련에서 만든 작은 군용 차량을 민간용으로 개조한 9인용 작은 승합차 '푸르공'이 보인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몽골을 자유여행 하면서 자주 탄다는 푸르공, 디자인에 문외한이 만든 것 같은 생뚱스럽게 생긴 이 차량은 러시아의 늪지대와 거친 오프로드를 감안하여 제작하였기에 승차감이 나쁘다고 하지만 사진에 보는 바와 같이 차체가 높아서 웬만한 강물은 넘어갈 수가 있을 것 같다. 정비하기도 간단하여 구소련에서 군인들의 운송수단으로 많이 이용되었다고 한다.
라지에타 그릴을 농해 들여다 보니 뭔가 엉기성기 달려있는데 요즘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냥 실용적으로 설계한 것 같다.
아날로그식 계기판도 단출하기 이를 데가 없다.
거북바위와 아발 사원을 구경하고 돌아와서 우리가 묵을 게르 단지를 본다.
길손이 배정받은 게르의 전면 모습이다. 굴뚝이 그냥 바로 솟아있어서 비가 오면 빗물이 그대로 들어갈 수가 있는데 그렇게 한 이유가 약간 궁금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이 난로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밤중에 한 번, 새벽에 한 번 불을 피워주었는데 불이 붙어서 난로가 벌겋게 달아오르니 도저히 안에서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속옷 바람으로 바깥에 나와서 한참을 서성거리다 불꽃이 사그라지기를 기다려 들어갔더니 다음날 감기 기운이 찾아왔다. 7월 말이나 8월 초에는 약간 춥더라도 그냥 자는 게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에는 전날 마신 칭기즈칸 보드카 기운으로 정신없이 자고 있는데 새벽에 불을 피우겠다고 게르를 돌아가면서 두드리는 통에 선잠을 자고 말았는데 다음날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게르에서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본부로 이동한다.
한국 남자들 가는데 술이 빠질 수가 없다. 칭기즈칸 골드를 대령했다. 39도의 보드카로 몽골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하는데 러시아에서 만든 스미르노프 보드카보다 맛이 덜하다. 보드카는 감자로 만든 술인데 약간 아쉽지만, 이국의 정취와 초원의 맛을 더해 목구멍으로 정신없이 들어갔다.
양고기로 만든 '허르헉'이 나왔다. 허르헉은 몽골의 전통 양고기 요리로 돌을 장작으로 달군 다음에 달궈진 돌을 큰 통에 넣고, 그곳에 양고기를 같이 넣어 뚜껑을 닫은 다음 돌의 열기로 양고기가 익도록 한 것인데 특유의 양 노린내는 없는 것 같았다.
원래 몽골사람들은 쌀 재배를 할 논이 없어서 쌀을 잘 먹을 수가 없지만, 한국에서 왔다고 특별히 쌀밥을 만들어 내왔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석양이 진다.
이 사진은 저녁을 먹고 게르에 자려고 들어가면서 찍은 것이다. 다행히 전기가 들어온다.
난로에 때는 장작은 초원의 나라 몽골에서는 쉽게 구할 수가 없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수입하여 온다는데 쉽게 불이 붙고, 냄새와 연기가 없이 빨리 타는 것이 특이했다.
난로가 금방 벌겋게 달아오른다. 옆에서는 제정신으로 견딜 수가 없을 정도로 뜨겁다.
몽골 게르에서의 새벽이 열린다. 비록 수탁의 울음소리는 없지만, 그래도 새벽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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