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27. 15:00ㆍ여행이야기
말이나 양, 야크 등을 몰고 이동하면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유목민이라면 이 사진에 나오는 게르는 유목민의 게르가 아니다. 여행객들에게 말타기 체험을 돕는 말들을 관리하면서 이곳에 정착해 사는 사람들의 게르로 보였다.
오른쪽은 여성의 공간이고, 왼쪽은 남성의 공간이란다.
게르 오른쪽에 여성이 사용하는 집기류가 간소하게 갖춰져 있다.
호텔을 제외한 몽골인이 기거하는 공간에 가면 우리나라의 된장 냄새처럼 그들의 특유한 냄새가 나는데 바로 가축의 젖으로 만든 치즈 냄새다. 마치 과자처럼 만들어서 게르 안에 말리고 있었다.
길손은 혹시 전생에 몽골에 살았던 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허접스럽게 만든 요구르트도 거부감 없이 제법 맛이 있었으니~ 맛은? 시큼털털한 맛이다.
중앙 제단(?) 위에는 아마도 돌아가신 조상의 사진을 놓아둔 것 같다.
말 채찍으로 보이는 물건도 벽에 걸려있고
말 안장도 놓여져 있고
게르 뒤쪽에 가보니 방목된 소가 울타리를 지나가는데 덩치가 제법 큰 사나운 개가 맹렬히 짖어댄다. 그러나 개가 묶여있다는 것을 아는 소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간다.
저런 개와 대적하려면 우선 나의 왼팔을 주어야 한다. 사나운 개가 왼팔을 물고 흔들 때 나는 침착하게 개의 눈을 손가락으로 찌르든지 아니면, 눈알을 후벼 파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살 수가 있다. 이것은 길손이 그냥 만든 말이 아니고, 전문가가 기고한 글을 보고 알았다.
건너편에 서 있는 말들은 모두 안장을 얹고, 여행객을 태워가기 위해 대기하는 중이다. 비가 오락가락하니 사람도 짐승도 모두 그냥 밖에서 비를 맞는다.
누군가 몽골에 다녀와서 하는 말이 초원에서 일을 보려면 바위 뒤나 언덕 뒤로 돌아가야 한다는데 이곳에는 푸세식 화장실이 있었다.
이것은 마유주를 마시고 난 뒤에 먹는 안주다. 식빵 조각을 오른쪽 아래에 있는 요구르트에 그냥 푹 찍어 먹기만 하면 된다. 아래 중앙에는 그냥 우리네가 먹는 치즈인데
게르 왼쪽 남자 구역에 마치 복주머니와 같이 생긴 가죽 주머니가 걸려있다. 소가죽으로 만든 가방에 가죽이 젖은 표시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안에 액체가 들어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가죽 가방 가장자리를 따라 실로 꿰맸을 것인데 액체가 밖으로 새 나오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길손은 몽골을 오고 싶어 했던 이유가 현지인들이 '아이락'이라고 부르는 '마유주(馬乳酒)'를 마셔보고, 낙타를 보고 싶었다. 이제 그 마유주를 맛볼 순간이 왔다.
가죽 주머니에서 퍼낸 마유주는 마치 흰 우유 같았다.
길손은 막걸리 맛을 기대했는데 막걸리와는 다른 아주 시큼털털한 맛이 나면서 약간 몸서리가 쳐진다. 그러나 그것에 굴할 내가 아니다. 종이컵에 가득 담아서 연거푸 4잔을 마셨다. 몽골 가이드가 하는 말이 이제 장(腸) 청소 될 일만 남았다고 해서 설사할까 봐 걱정을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그다음 날까지 배탈은 나지 않았다. 길손이 자꾸 마유酒라고 하자. 현지 가이드는 '이것은 술이 아니고 발효 음료라니까요!'라면서 톡 쏘아부친다. 막걸리보다는 약했지만 은근히 술기운이 오른다.
한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마유주를 생수병에 담았다. 한국에 도착해서 아들에게 마시게 하니 소주잔으로 한 잔 마시면서 온몸을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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