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 여행 - 몽골 말타기

2018. 7. 27. 12:30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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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몽골 조랑말을 타기 위해 이곳에 왔다. 한줄기 비가 지나가니 시원한 느낌이 온다. 듬성듬성 있는 게르가 이곳이 몽골임을 알려준다.








우리 일행을 태울 조랑말이 대기하고 있는데 좀처럼 땅에 앉지 않는다는 조랑말 한 마리가 말안장이 얹힌 채로 질퍽하고 더러운 곳에 앉아있다. 마음이 약간 아프다. 미물인 저놈도 얼마나 힘들고 피곤하면 저렇게 쉬고 있을까?


















사람보다 말이 적으니 다른 곳에 SOS를 보냈는가 보다. 아직 어린 티가 채 가시지 않은 애들이 여분의 말을 데리고 어디서 오고 있다.






그런데 조랑말만 오는 게 아니라 커다란 개가 한 마리 따라오고 있다. 아마도 말을 탄 소녀의 개인 것 같은데 농촌에서 한창 바쁠 때면 고양이 손이라도 빌린다는 말이 있듯이 개 등에도 사람을 태울 텐가?







우리가 흔히 보던 개와는 덩치부터 달랐다.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몽골에서는 늑대, 곰과 같은 맹수가 있기에 유목민들이 늑대로부터 가축을 보호하기 위하여 옛날부터 개를 중시하고, 가까이 키웠다고 한다.


길손의 상식으로는 이 개는 몽골 토종개가 아니고, 우리의 진돗개처럼 터키의 국견(國犬)인 '캉갈 도그'가 틀림없다. 순종이 아니고 잡종이겠지만~






길손이 아는 체를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고 앞 겨드랑이를 부드럽게 만지니 저렇게 벌러덩 하고 눕는다. 몽골 개들은 사람을 보고 짖지 않는다고 한다. 오직 짖을 때는 늑대 같은 동물이 가까이 올 때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몽골초원의 소, 말, 야크, 양 등의 가축들 틈에서 같이 쉬고 있는 몽골 개가 자주 보였다. 낮에는 한가롭게 쉬다가 밤에 맹수로부터 가축을 보호한다고 한다.






어떻게 우물쭈물하다가 때깔이 좋은 말은 남의 차지가 되고, 길손에게 배정된 말은 생김새부터 시원찮고, 갈기 털도 엉성하면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 눈에 띈다. 말에 올라타면서 '이 조랑말은 관리가 잘 안되었나 봐 꼬라지가 형편없네!"라고 하였는데 마치 그 말을 알아듯기나 한 듯이 콧바람을 불면 콧물을 사방으로 튀긴다. 그러면서 머리를 흔들고, '푸르르~푸르르'하면서 몸을 뒤트니 말 등에 앉은 길손은 좌불안석이다.







대부분 다른 말들은 엉덩이가 통통하게 살이 쪘고, 말 갈기도 손질이 잘되어 있었다.










얼룩 조랑말을 타고 있는 빨간 모자 소년은 저보다 나이가 많은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능숙하게 말 두 필을 리드한다. 이것도 몽골에서의 능력이리라. 어리다가 깐보면 안되겠다.






말이 자꾸 힘들어해서 중간에 돌아가자고 애원하기도 하고, 호통도 쳤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반환점까지 왔다. 얼추 8Km 정도는 온 것 같다. 온몸이 긴장하여 굳으니 말도 그것을 낌새채고, 같이 힘들었던 것 같다.









이 풀밭은 그냥 잔디가 아니라 허브 같은 풀로 가득해서 은은한 향기가 밑으로부터 올라온다.










조랑말이 20여 필이 넘었는데 한 마리만 암말이고, 모두 수말이라고 한다. 몽골사람보다 덩치가 조금 큰 한국 사람을 태우려니 아무래도 수놈이 더 힘을 쓰겠지~ 그렇다 보니 이 두 수말은 서로 목을 비비고, 목이나 머리를 물려고 시도한다. 아마 서열다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근처에 암말이 보였나? 민망하게 거시기를 내놓네~







우리를 인솔한 몽골 애가 초원에서 한바탕 쾌속 질주하여 눈요기를 해줬다.







몸이 자꾸 옆으로 누우려고 해서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낙마할까 봐 긴장했는데 마부가 내가 탄 말의 안장 끈을 힘껏 조여준다. 발을 얹는 등자에 발을 깊이 넣으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준다. 아마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릴까 봐 그러는 것 같았는데 돌아올 때는 등자 쪽에 무게중심을 놓고,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몸을 맡겼더니 말이 많이 편안해하는 것 같았고, 가끔 마부가 뛰게 만들어도 고삐를 쥔 손도 안정감이 있고, 길손의 몸도 말의 걸음에 리듬을 타니 한결 타기가 수월해졌다. 말과 이심전심이 된 것 같았다. 골프도 힘을 빼야지 성적이 오른다고 하더니 말 타는 것도 힘빼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 같다.







원래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왔던 길보다 훨씬 멀다는 느낌이 든다.



 





캉갈 도그도 사람은 태우지 않고, 끝까지 같이 행군했다.









길가에 야크도 풀을 뜯고 있었는데 가까이서 보지 못해 유감이었다. 흔들리는 마상馬上상)에서 끈도 없는 휴대폰을 떨어트리지 않고 사진을 찍기는 활을 쏘는 것보다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도 휴대폰을 놓치지 않고 촬영했다.






엉덩이가 아파져 올 무렵 멀리 출발했던 곳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