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10. 17:00ㆍ살아가는 이야기
우한 폐렴 때문에 일상의 많은 부분이 변했다. 우울한 기분이 내 정신을 지배하고 있으나 그래도 산책하는 길은 가뿐하고도 상쾌하다.
골짜기로 들어가면서 오른쪽으로는 경사가 아주 급해서 사람이 오르내리기에 적합하지 않아 이곳에는 등산로가 없다. 그러니 이렇게 빤질빤질하게 보이는 길은 사람이 다닌 흔적이 아니고, 멧돼지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남긴 흔적이다. 얼마나 많이 다녔는지 아주 신작로가 되었다. 그렇게 그 흔적을 따라 무심코 가파른 산을 보았는데
가파른 절벽 아래에 커다란 검은 물체가 있다. 자동차가 저곳에 있나? 도대체 저게 뭐냐? 도대체 알 수가 없는 어떤 물건에 길손의 오감이 번쩍인다. 그냥 지나치면 그 궁금증으로 인해 산책길이 즐겁지 않을 것이므로 또 반드시 봐야 적성이 풀리기에 확인하려고 마음먹었다.
오던 길을 뒤돌아보았는데 이상한 가건물이 보이는 왼쪽 그 위로 의심스러운 커다란 물체가 있는 곳이다.
경사가 가파른 그곳에는 커다란 검은색 타폴린 방수천으로 무엇인가를 덮어서 그것이 아래로 쓸려 내려가지 않게 주변 나무에 단단히 매어져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커다란 것은 두 개였다.
산사태를 예방한 것으로 보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었는데 그저 그곳에서 새어 나오는 향기(?)는 무엇인가 부패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것을 들춰볼 엄두는 내지도 못하고, 혹시 나무에 거름을 주려고 한 것인가? 그렇게 좋게 보려고 한다. 수성구청에서 나무에 거름을 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뭔가 이상하다.
그리고 또 그 아래 바위 뒤에는 엄청난 동물의 털이 쌓여 있다. 갈색의 날짐승의 털인데 너구리나 삵이 꿩이나 닭을 무수히 잡아먹고 그것의 흔적을 남긴 곳인가?
의문의 물체가 있는 그곳에서 아래 도로가 지나는 곳을 보니 정말 가파르다.
그런데 의문의 물체 가까이에는 어떤 외딴집이 있다.
특이하게도 아직 해가 남아 있는 낮인데도 불구하고, 가건물 위에는 아주 밝은 빛을 내는 수은등이 이 수상한 물체 더미 있는 곳을 비추고 있다.
그 외딴집에서 비추는 수은등의 용도는 멧돼지나 삵, 너구리 같은 야생동물이 수상쩍은 물체에 접근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용도가 아닌가?
그 알 수가 없는 외딴집 아래에는 등산객인지 아니면 다른 볼일을 보려고 온 사람들이 타고 온 차량이 여러 대 주차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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