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21. 22:11ㆍ살아가는 이야기
욱수골 초입에 자리한 소바우(소바위)라 불리는 절벽이 있다. 최근에는 뜸하지만, 가끔 암벽 등반을 연습하는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절벽이다. 크게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추락한다면 무사하지 못할 높이다.
절벽 끝 소나무가 몇 그루가 서있는 그곳에 오래된 봉분이 있다. 이렇게 넓은 욱수골짜기에 무덤 한자리 차지할 곳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굳이 그곳에 무덤을 쓴 이유를 모르겠다. 생전에 절벽 끝에서 아래를 조망하기 위해서 특별히 유언을 남겼는가? 아니면 성묘 가서 아래의 경치를 감상하려고 그랬는가?
무덤 앞에서 바라보니 저런 형국이다. 끝에 가서 밑을 내려다보니 오금이 저린다.
거친 바위 사이에 있는 작은 공터인 유심히 보지 않으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무덤 위로 온갖 잡목이 우거졌다. 아마도 이곳에 무덤을 만든 후손이 괘씸하여 벌을 주었는지 오래 돌보지 않아 황폐해졌으나 무덤 봉분의 물방울 모양은 아직도 선명하다.
무덤을 만든 인부들도 오금이 저렸을 저곳에 남겨진 무덤을 보는 길손은 그 연유가 무척 궁금하였으나 죽은 이와 대화를 나눌 수도 없으니 그저 바라다볼 따름이다. 살아서 지체가 낮아 죽어서라도 높은 곳에서 아래를 바라보며 안식을 취하라는 후손의 갸륵한 효심의 발로인지도 모르겠다. 기회가 된다면 처삼촌 벌초하듯 이라도 잡목을 베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왼편 잡목이 난 곳이 무덤의 앞부분이다.
그곳에서 30m쯤 떨어진 곳에는 잘 관리되고 있는 쌍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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