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25. 20:26ㆍ살아가는 이야기
앞으로는 적어도 형편없는 군대를 뜻하는 ‘오합지졸(烏合之卒)’을 달리 해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까마귀의 집단은 리더가 없는 단순한 집합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는 말이 생겼다.
까마귀는 어린아이 6~7세 정도의 지능을 가졌다고 하는데 까치와 같이 새(鳥) 중에서 유일하게 자아의식(自我意識)을 가졌다고 한다.
예를 들면, 동물 앞에 거울을 갖다 자신을 보여줬을 때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자신으로 알아차리는 것을 보고 자아의식을 가졌다고 표현하는데 그런 부류에 까치와 까마귀가 속한다고 한다.
또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큰부리 까마귀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지만, 지능이 높아서 피해를 막는데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한국·일본·사할린섬·쿠릴열도·중국·몽골·아무르·우수리·이란(북동부) 등지에 널리 분포하며, '삼족오(三足烏;세 발 달린 까마귀)'라고 해서 태양의 정기가 뭉쳐서 생긴 신비한 새로도 알려졌다.
고구려 군( 軍)은 삼족오 그림을 깃발로도 썼는데 고구려(高句麗), 백제(百濟), 신라(新羅)에서는 왕을 상징하는 부장품들 중 삼족오 문양이 들어간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삼족오를 태양신의 화신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골짜기를 따라 산책을 하는데 멀리서 까마귀 1~2마리의 우는 소리가 들린다. 장난삼아 까마귀 울음소리를 내었더니 커다란 골짜기 구석구석에서 까마귀 소리가 들린다. 일반적인 새와는 많이 다른 반응이다. 아마도 다른 무리의 까마귀 한 마리가 자신들의 나와바리에 온 것으로 여겼나 보다.
바닥에서 소리가 나니 이상하게 느낀 정찰병 까마귀가 먼저 나타나서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그 울음소리의 주인이 사람이란 것을 아직 모르는 듯하다.
정찰왔던 까마귀가 골짜기에 흩어져 있던 지원군을 부른 것 같다. 제법 많은 무리의 까마귀들이 낮게 날면서 위협적인 시위 비행을 한다.
길손이 이곳 욱수골짜기에 나타나는 까마귀들을 유심히 살펴본 바로는 높은 산을 넘어가려고 할 때는 여러 마리가 같이 모여서 넘어가야 할 산을 향해 경사면을 따라 올라가듯이 바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골짜기 안에서 반경 20~50m의 원을 그리면서 점차로 고도를 높여서 그 고도가 산과 거의 일치하였을 때 넘어가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이것은 아마도 큰 부리 까마귀의 무게가 제법 무겁기 때문에 경사면을 따라 바로 올라가기에는 힘이 많이 부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은 골짜기에서 발생하는 양력을 이용하여 빙글빙글 돌면서 고도를 서서히 높여 높은 산을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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