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9. 15:31ㆍ취미이야기
20여 년 전 작은 숙부가 사시는 전남 함평 학다리를 가뭄에 콩 나듯이 찾아가면서 넘던 옛 고갯길, 그곳은 지금은 가조 터널이 뚫리고 쉽게 넘을 수가 있다. 왼쪽으로는 오도산, 오른쪽으로는 비계산이 보이는 오르막길을 오르면서 왼쪽으로 보였던 어떤 목장이 지금은 27홀의 골프장으로 변했다.
평일이고 더욱이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사람이 이곳에 왔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
클럽하우스 식당의 발코니에서 비계산 방향을 보니 깨끗한 산천이 장관이다.
우리 일행은 Lake 코스부터 시작하여 Mountain 코스에서 끝낼 예정이다.
1번 홀로 들어가니 비를 가득 머금은 구름이 하늘을 덮는다. 비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앞 팀의 캐디는 남자다. 우리 캐디도 역시 남자다. 워낙 골프장이 호황을 누리니 캐디 구하기가 쉽지가 않다고 한다. 대부분 동의하겠지만, 남자들은 늙으나 젊으나 상냥한 젊은 여성 캐디를 선호하는 편이다. 열흘 전의 라운딩에서도 남자 캐디하고 라운딩하면서 인상을 찌푸린 경험이 있는데 오늘도 역시 그런 꿀꿀한 기분이다.
2번 홀부터인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보슬비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는데 우산을 내려놓고 스텐스를 취하는데 옷이 흠뻑 젖는다. 수건으로 그립을 닦아도 소용이 없다. 마음이 급하니 우드 세컨 샷도 탑 볼을 내고, 작은 실개천에 공도 빠뜨리고, 평소 안 하던 짓을 정말 잘도 한다.
꿀꿀한 날씨에 그렇게 치고 나가다가 후반 마운틴 코스 4번 파 3홀에서 티샷을 하려고 하니 티샷 오른쪽 바로 옆에서 장끼가 "꿔겅~ 꿔겅"하면서 큰 소리로 운다. 응원을 하는 건지~ 구찌를 놓는 건지 그나 저나 장끼의 응원에 힘입어 핀 옆에 공을 붙인다.
https://www.youtube.com/watch?v=ZhVLPZ1Na8A&t=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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