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16. 21:20ㆍ살아가는 이야기
아침 이른 시간에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망월지 인근 두꺼비 터널의 오른쪽 언덕에서 까치가 난리 났다. 도로공사에서 가지치기 한 나뭇더미 사이를 맹렬히 드나들면서 그 안의 어떤 동물을 공격하고 있다. 치악산 상원사의 구렁이와 까치의 전설이 생각난다. 지나는 스님이 구렁이에 감긴 까치를 보고, 구렁이를 죽이고 까치를 구해주었더니 그날 밤에 스님이 잠을 자는데 죽은 구렁이의 암컷이 남편의 원수를 갚기 위해 스님의 몸을 감고는 인근의 빈 절에서 날이 새기 전에 범종(梵鐘)이 세 번 울리면 살려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새벽에 기적처럼 종(鐘)이 울려서 구렁이로부터 살아났다. 기이하게 여긴 스님이 종이 있는 곳으로 가보니 까치가 종을 들이받고 죽어 있었다는 그 전설 때문에 나는 까치는 아마도 독사와 같은 뱀과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다. 도저히 그냥 지나치지는 못하겠다.
뱀을 잡으려고 작대기를 들고 올라가니 뱀은 온데간데없고, 갓 난 새끼에게 누워서 젖을 먹이고 있는 길고양이 암컷이 저렇게 보인다. 쓴웃음이 난다.
그런데 옆에서 뭔가 부석거리는 소리가 난다. 그곳을 보니 새끼 까치가 있다. 아마도 바로 옆에 있는 까치둥지에서 새끼가 부화하여 자라다가 이소할 때가 되어서 이소한다는 곳이 하필 길고양이가 새끼를 키우는 곳으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까치에게는 고양이가 아주 무서운 포식자이기 때문에 새끼를 보호하려고 그 난리를 피운 것 같다.
아직 날지 못하는 새끼 까치를 구해서 가까운 소나무 가지에 올려주었더니 까치 어미가 잘 돌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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