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20. 20:09ㆍ살아가는 이야기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이른 아침 욱수골 산책길 올라갈 때는 저수지 둑 밑으로 올라가서 몰랐는데 해가 뜨고 날이 밝았을 때 저수지 둑 입구에 들어서니 어젯밤 누군가 저수지 소유권 행사에 두꺼비가 방해된다는 이유로 몰래 저수지 수문을 열었던 것 같다. 수위가 급속히 낮아지니 블루길과 배스를 피해 얕은 곳에 운집했던 두꺼비 올챙이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그냥 맨땅에 널브러져 있다. 이미 올챙이의 몸은 햇빛에 노출되어 말라가고 있다.
누군가 나보다 먼저 이것을 발견하고, 수성구청에 신고를 한 것 같다. 이대로 두면 죽을 것 같고, 구청 녹색환경과에 연락하지 않자니 공무원들이 이런 사고를 알지 못할 것 같아서 연락했더니 담당 공무원이 이미 이곳에 출장 나갔다는 것이다. 그 공무원은 이곳에 도착하여 물이 빠진 저수지 사진을 구청 담당자에게 보냈다고 했는데 그 공무원은 조금만 신경 써도 보았을 이 장면을 애써 외면했는지 그대로 이 현장을 이탈하고 말았다.
나의 편견일지 몰라도 원래 지방직 공무원을 공무원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30~40년 전에는 국비, 지방비 공무원으로 나뉘어 있어서 지방 군청에 가면 양정과 같은 식량안보와 직결이 되는 곳은 국비 공무원(국가직)이 있었고 대부분은 지방비 공무원(지방직)이 차지하고 있었다. 국가직과 지방직의 차이가 심해서 공채과정에도 국가직이 더 어려웠고, 국가직이 지방직으로 전보하려면 직급을 한 개 더 얹어서 갔고, 반대로 지방직이 국가직으로 올 때는 직급 한 개를 낮춰서(강임) 전입했다. 그래서 그 습관이 지금도 남아 구청에서 두꺼비 로드킬 방지한다고 펜스를 치는 등 부산을 떨어도 지속적인 관리가 되지 않는 것을 알기에 체념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이런 일이 터진 것이다. 빨리 조치를 하라고 연락해도 어느 개가 짖나 하고 시큰둥한 반응이다. 현장에 공무원이 나갔으니 알아서 하겠지~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공무원은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하였고~
가뜩이나 두꺼비 수가 줄어서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전성기 때의 100/1 수준으로 줄었다. 물가에 보이는 작은 검은 덩어리가 처량하게 보인다. 겨우 200~300마리나 될까? 수성구청 녹색환경과가 태만히 일할 때 욱수골 두꺼비는 설 수 있는 공간이 자꾸 더 줄어든다. 이곳에 생태공원 어쩌구 저쩌구 하는 뉴스를 보았는데 그들의 눈에는 이 현실이 그저 허상과 몽상으로만 보이는가?
그 많았던 두꺼비 올챙이는 어디 가고 이렇게 작은 덩어리로 명맥만 유지한다. 수성구청장은 이번 선거에서 두꺼비들이 표를 줄 수는 없겠지만, 제발 두꺼비에게 작은 관심이라도 주기 바란다.
말라 들어가는 올챙이를 맨손으로 흙과 같이 퍼담아서 안으로 던져넣어 두꺼비 올챙이를 구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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