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2~3년 전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 주려고 용퇴를 결심한 직장상사가
떠나기에 앞서 社內 메일로 이형기 님의 낙화라는 시를 보낸 것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아 여기 올려본다.
장렬히 떨어지는 꽃잎을 연상시켜
떠나는 그이의 모습이 당당하고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