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23. 21:37ㆍ여행이야기
후시미 이나리 신사(伏見稲荷神社)는 일본 전역에 3만 개 정도 있는 이나리 신사의 본점(본사)으로 이나리 오미카미 신을 섬기고 있다.
이나리 'いなり(稲荷)'는 '곡식을 맡은 신(神)', 또는 '여우의 다른 이름'을 뜻한다고 하는데 보통 들판의 여우가 아니라 신(神)의 심부름꾼 역할을 하는 백호(白狐) 즉 흰 여우, 순수 우리 경상도 사투리로 '백 여시'라는 뜻이다.
신사(神社)는 일본의 민속신앙인 신토(神道)의 신을 모시는 종교시설이다.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일본 내 신사는 약 8만 8천 곳에 이르지만, 알려지지 않은 작은 신사들까지 포함하면 20만~30만 군데라고 추정한다.
불교 사찰의 일주문처럼 일본 신사 입구에는 대문이라 할 수 있는 도리이(鳥居)를 세운다. 한국의 홍살문과 솟대에 있는 새와 비슷하게 생겼다. 도리이(鳥居)는 중생의 사바세계와 신의 세계를 구분하는 경계라고 한다.
'稲荷大神' 이라는 현판이 달린 도리이를 필두로 엄청난 도리이가 일렬종대로 서 있다. 그것도 물품 같은 것을 바치는 봉납(奉納)이란 글씨가 쓰여 있다. 가이드의 말을 빌리면 이런 것이 위로 1,000개 가량이 있다고 하는데 끝까지 가면 시간이 모자라니 중간에 돌아오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대부분 기업에서 봉납한 것이라고 하는데 일반인까지 허용한다면 이나리 산에 넘치고 넘칠 것이라고 본다.
마치 경북 영천의 돌 할매처럼 아무런 생각 없이 돌을 들었다가 놓고, 간단히 기도한 다음에 다시 돌을 들면 마치 아래 받침에 접착제를 붙여 놓은 것처럼 무겁게 느껴지면서 돌이 들리지 않으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하는데 이것 또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한참을 서서 보니 모두 번쩍하고 든다.
저렇게 작은 꼬마 도리이는 봉납 물품이 적어서 그랬는가? 최근 비명횡사한 어느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한다고 우리가 거품을 물곤 했는데
화왕(花王 ; かおう) 주식회사가 창업 130주년을 기념해서 이곳에 봉납했는데 그 회사를 살펴보니 이렇다. 화왕(주)은 1887년에 창업한 일본의 대기업이다. 본사는 도쿄에 있다 1890년 얼굴(かお)과 발음이 같은 화왕이라는 이름의 비누를 출시한 것이 결국 그룹의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대단한 대기업이니 가장 앞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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