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접(抱接)하여 이동하는 두꺼비

2023. 3. 9. 20:29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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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기이한 일이다. 내가 망월지에서 불광사 절 마당으로 올라서니 경내를 지나던 어떤 임신한 젊은 아주머니가 두꺼비가 두꺼비를 업고 간다고 말한다. 그녀는 두꺼비의 포접(抱接)에 대해 잘 모르는 모양이다. 그래서 저렇게 수컷이 암컷 등에 업힌 이유가 체외수정을 하기 위함이라고 친절히 설명했다.  어찌보면 물고기와 같이 바보 같은 녀석들이다. 체내 수정으로 쾌감을 얻는 것도 아닐진대 저렇게 기를 쓰고, 업히려고 하니 한편으로 우습기도 하다. 

 

 

 

 

두 녀석을 장의자에 올려놓고, 아주 가까이 찍었다. 일반 개구리라면 어림없는 일이지만, 두꺼비는 할배의 마음을 읽었는지 기꺼이 포즈를 취한다. 암컷 등에 탄 수컷의 등에서 하얀 점액질의 액체가 흐르는데 이것이 두꺼비 독으로 보인다. 이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암컷의 머리 위에도 하얀 점액질이 많이 나와 있었다. 점액질이 손에 묻으니 끈적끈적하여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수컷은 아직 앳된 녀석이다. 호기심에 수컷의 앞다리를 암컷으로부터 떼어보려고 했으나 얼마나 세게 암컷의 가슴을 감아쥐었는지 떼는 것도 쉽지 않았다. 외래종인 황소개구리의 멸종원인 중에도 수컷 두꺼비가 황소개구리를 암컷으로 착각하고, 알을 낳을 때까지 가슴을 세게 감아쥐어서 결국 죽었다는 설도 있다.  

 

 

 

포접한 두꺼비 한 쌍이 저수지로 내려서자마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수컷들이 우르르 달려와서 암컷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난투극이 벌어진다. 위에 업힌 작은 수컷이 달려드는 다른 수컷을 양발로 힘껏 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