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어르신의 아름다운 음악 보시(布施)
2023. 3. 15. 20:32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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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몸도 지쳤다. 삼성서울병원에 한 번 행차하는 것이 서울역 가는 것보다 더 번거롭게 느껴진다. 돌아가는 열차표를 바꾸는 것도 언감생심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왜 SRT를 만든 것인지도 의문스럽다. 코레일과 경쟁체제를 만들어서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한다고? 잠 깨길 바란다. 코레일 승무원은 객차를 드나들 때 누가 보든 말든 공손히 허리 굽혀 인사하고 다니는데 SRT는 그것을 엿과 바꿔 먹었나? 병원에 마치고 나오니 14시 30분 정도 된다.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내가 예매한 차표는 17시 것이다. 앞으로 당기려니 이미 매진이 되고 없다. 어찌어찌하여 16시 21분 것으로 당겨서 수서 역사 내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데 어느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피아노 앞에 앉는다. 지난 2월 8일에 왔을 때는 젊은 친구가 음악 보시하는 것을 보았는데 노인이라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냥 찬송가 몇 개 연주하고 가겠거니 했는데 의외로 귀가 번쩍 뜨인다. 음악을 전공하신 분이 틀림없다. 꿀꿀한 마음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귀가 열차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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