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지(家前池)의 기러기와 잉어

2023. 3. 22. 19:45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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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다리의 물갈퀴가 실종된 이 기러기 녀석은 대구 농업 마에스터고(구 대구농고)의 마스코트다. 밤낮으로 가전지 물넘이에서 다른 수컷인지 암컷인지 모를 단짝하고 살고 있다. 이곳 주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은 이 녀석을 보고 모두 집 오리라고 생각한다. 관찰력은 대부분 엿으로 바꿔 먹었다. 이 녀석은 물갈퀴를 잃은 여러 설(說)이 분분한데 사람들이 기르는 애완견에게 당했다는 설과 이곳 가전지 주변에 서식하는 너구리에게 당했다는 설이 있다. 이 녀석을 다시 본 것은 근 6개월 만이다. 용케도 먹이가 귀한 겨울에 너구리의 밥이 되지 않아 저렇게 씩씩하게 살아남았다. 그래도 몇 번 본 사이라고 아주 가깝게 가도록 곁을 내준다.  

 

 

 

 

사람의 인기척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전지 물넘이까지 가까이 와서 먹이활동을 한다. 물넘이 바닥에 깐 화강암에 기러기의 모이로 보이는 옥수수 알갱이들이 보이고, 그것을 먹으려는 잉어와 붕어가 모였다. 작금에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어느 파렴치한이 상식적으로 보아도 수백억 원을 먹으려 한 것이 분명한데도 방탄복에, 방탄조끼에 입만 열면 궤변과 거짓으로 일관하는 능수능란한 세 치 혓바닥을 가진 어떤 야바위꾼과 같이 "간이 배 밖에 나왔다."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군상들과 흡사하게 어찌 이곳 가전지의 잉어와 붕어는 야바위꾼과 같이 간이 배 밖에 나왔는가? 뉴스를 들은 잉어와 붕어도 그 야바위꾼을 닮아서 그랬을 것이리라. 그래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을 것이고, 어른이 모범을 보여야 애들도 따라 옳은 길을 간다.  

 

 

 

 

간이 배 밖에 나온 잉어가 탐이 났던지 못 둑 저 멀리에 몰래 들어온 강태공이 열심히 낚싯대를 던진다. 

 

 

 

 

사람이 가까이 가면 목덜미와 정수리의 깃털을 빳빳하게 올리고, 동그한 눈알을 부라리며, "쉐~엑, 쉐~엑"하는 소리를 내며 경고한다. 그런 기세에 작은 너구리는 감히 덤비지도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