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7. 19:22ㆍ좋아하는 음악
아직 노망할 나이는 아닌데 근래 7080 통기타 그룹들이 다시 등장하고, 중늙은이들이 옛날을 회상하면서 그들의 노래에 환호를 하다보니 나도 은근슬쩍 그 틈에 끼였는가 보다..
그 지긋지긋한 보릿고개 그때를 회상하면 먼저 떠오르는 보리밥, 죽, 들판의 깜부기, 검은교복,
엉덩이에 걸친 나팔바지, 장발때문에 경찰에게 머리 벌초, 야전군복에 "염색"이란 글씨, 흰 칼라의 교복을 입은 여학생 짝사랑, 영등포구로 국민학교 마치고 돈벌러간 친구들, 재건학교, 산업체 학교,
혼식, 국수, 유신반대, 무장공비 침투 등등 생각나는게 많다.
그때 편직물 짜는 것을 "요코"라고 하였는데, 우리의 가난한 누이들이 그 일을 하기위해 국민학교를
마치자 마자 "시다"의 자격으로 먼 한양으로 떠났었다. 집에 남은 가족들을 부양하고, 동생들을 공부시켜려고, 혹은 자신의 결혼자금 마련을 위해서...
트윈폴리오가 부르는 "웨딩케익" 을 들어보면 보수적인 시대의 아픔이 전해져 온다.
지금은 단언컨대 제가 싫은 사람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하면 그런 곳에 가느니 차라리 콱~ ~ 거시기 할까부다~~ 그렇게 때문에 이런 가슴 아픈 결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40~50년 전의 우리 누이들 중에는 입하나 덜기 위해 어린나이에 남의 집 수양딸로 가거나
식모살이 가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완고한 부모님의 고집으로 제가 사랑했던 사람하고 헤어지고 원치 않던 사람에게 시집을 갔던 사례가 종종 있었다. 그 결혼이 행복하였을까? 트윈폴리오의 작사가는 아마도 이런 아픈 사연을 보고 곡을 썼겠지~
노랫가사를 보면 분명히 질질 늘어지는 노래가 적격일 것 같은데 여기서는 경쾌한 리듬이다.
음~ 경쾌한 리듬도 이렇게 마음아프게 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이곡을 듣고 경험한다.
송창식의 굵은 목소리에 윤형주의 고운목소리가 어우러져 한껏 안타까운 분위기가 묻어난다.
좋아하는 사람을 두고 딴 사람에게로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하는 그 여인도 문제겠지만
그런 여인을 잡지 못하는 그 한심한 고문관도 안타깝네 그려~~!! 에라이~ 이 빌어먹을 넘아~
이 노래에서 통기타 연주주법은 "쓰리핑거 주법"이라고 하는데, 경쾌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사이먼과 가팡클의 " The Boxer" 도 쓰리핑거 주법으로 연주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93Oa-WBPR5o
함춘호 기타리스트가 옆에서 트윈폴리오의 노래를 더욱 빛내주는 연주를 곁들여 주네요
[가사]
잠못 이루고 깨어나서 창문을 열고 내어다 보니
사람은 간곳이 없고 외로이 남아 있는 저 웨딩 케익~~
그 누가 두고 갔나 나는 아네 서글픈 나의 사랑이여
이 밤이 지나가면 나는 가네 원치않는 사람에게로
눈물을 흘리면서 나는 가네 그대 아닌 사람에게로
이 밤이 지나가면 가네 사랑치 않는 사람에게로
마지막 단 한번만 그대 모습 보게하여 주오 사랑아~
아픈 내마음 모르는채 멀리서 들려 오는 무정한 새벽 종소리
행여나 아쉬움에 그리움에 그대 모습 보일까 창밖을 내다봐도
이미 사라져 버린 그 모습 어디서나 찾을 수 없어
남겨진 웨딩 케익만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네
남겨진 웨딩 케익만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네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 대머리를 감추려고 모자를 쓴 폴 사이먼의 노래는 이제 완숙의 경지를 넘어 신의 경지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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