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사(능구렁이)의 안타까운 윤화(輪禍)

2023. 6. 6. 11:28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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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수지를 오르는 오르막 초입 길에 안타까운 주검이 있다. 비록 미물이지만, 성체가 되기 전에 어린 몸으로 윤화를 입고,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짙은 붉은 색과 검은 색 띠를 두르고 있는 것으로 봐서 '능구렁이 새끼'가 틀림없다. 시골에서는 야밤의 들에서 웅웅거리며 울리는 소리가 날 때, 어른들은 능구렁이가 운다고 했다. 

 

동족인 뱀을 잡아먹기에 뱀의 왕이라고 했으며, 어릴 때 이 능사(陵蛇)를 잡아서 땅군에게 팔면, 가장 후하게 값을 쳐주어서 그것으로 엿도 사 먹곤 했는데 그런 능구렁이가 길에 널브러져 있다. 능구렁이는 능사, 적동사(赤棟蛇)라고도 하는데 다른 뱀과 달리 야행성이라 밤에 마주칠 확률이 높다. 밤길을 가다가 길 중간에서 뱀을 마주쳤다면, 대부분 능구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직접 보지는 못하였으나 독이 있는 까치살모사(칠점사)와 두꺼비도 잡아먹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