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대 체력단련장에서 영하의 라운딩
2023. 11. 18. 19:44ㆍ취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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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렵게 부킹이 되어서 이곳에 왔다. 11월 23일 07시 후반대의 시간에 이곳의 날씨는 영하 5도를 넘나든다. 결과적으로 이곳에서 독감을 얻고, 근 5일을 집에 돌아와서 앓고 있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나는 이곳을 그저 공을 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계룡산의 영험한 기운을 라운딩하면서 몸에 주입하고자 함에 있다. 하얀 서리가 마지막 푸르름으로 남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페어웨이 잔디 위를 매몰차게 덮고 있다.
저곳은 청룡 코스 1번 티박스다.
세컨 샷을 치려고 하는데 1번 홀 그린 위에 앞 팀이 있고, 그 뒤로 햇살이 비친다. 정말로 춥게 느껴진다.
아래로 경사지게 내려가는 티박스 방향으로 계룡대 건물이 보인다. 윗부분만 살짝 나온 흰색 건물 위로 둥그런 야산이 한 겹을 둘렀고, 그 뒤로 계룡산 줄기가 또 한 겹으로 병풍처럼 뒤를 막아준다. 내가 보기에는 천하의 명당이 이런 곳이 아니겠던가? 비록 물이 부족하여 정감록은 불발되었지만, 내가 한기에 독감이 걸리면서도 이 장면을 보고, 이곳의 기를 폐부로 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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