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같았던 '계룡대체력단련장'과 '구룡대체력단련장'의 1박 2일

2023. 3. 4. 16:36취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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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대 체력단련장 입구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산 비탈면에 바위로 새겨진 그림이 '백호'의 실루엣을 보인다. 왼쪽이 꼬리 부분이고, 오른쪽이 백호의 머리란다. 그러고 보니 그렇게 보인다. 

 

 

 

 

계룡산 주변으로는 바람이 세다. 큰 산을 넘기에는 구름이 숨이 차서 비를 뿌리고 넘고, 능선으로는 시도 때도 없이 칼바람이 분다. 그래서 계룡산 근처에는 과일나무를 키울 수가 없다고 한다. 이것도 농민에게는 비극이다. 오늘도 바람은 차고, 기온도 낮다. 

 

 

 

 

오른쪽 산비탈에 백호의 모습이 얼핏 보인다. 

 

 

 

 

찬바람이 거세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라운딩도 중요하지만, 정기가 넘치는 계룡산 천왕봉을 비롯한 산세를 감상하는 것이 더 먼저다. 

 

 

 

 

9번 홀에서 백호가 가장 잘 보인다고 캐디가 귀띔해서 쳐다본다.

 

 

 

 

11번 그린에서 티샷한 곳을 뒤돌아보니 정말 환상적이다. 워낙 골퍼가 많이 꼬이니 이런 추운 겨울이 아니면 티 잡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티샷하고 있는 골퍼의 머리 위로 보이는 나무 꼭대기를 넘겨도 OB가 나지 않는다. 

 

 

 

 

박운배라는 사람이 기증한 비상하는 돌 '비상암(飛翔巖)'이 5번 홀 끝에 있다. 탄화목인가? 수석인가?

 

 

 

 

비상암에서 보이는 그늘집, 내 뒤로는 5번 홀이다.

 

 

 

 

그늘집 주변의 '비상암' 이 서 있는 곳에서 본 5번 홀의 모습이다.

 

 

 

 

 

 

저녁에는 계룡스파텔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1박을 한다. 6인실에 4명이 자니 여유가 있다.

 

 

 

다음 날 아침 구룡대에서 아침 일찍 라운딩한다.

 

 

오전 7시 30분 티업이다. 워낙 춥고 바람이 있어서 기온을 보니 영하 10도다. 한기가 온몸에 돈다. 그래도 모두 티샷은 멀리 허공을 가른다. 

 

 

 

 

앞팀에  70대 중반으로 몸이 제법 무겁게 보이는 할매가 있다. 파크골프장에 가면 좋겠지만, 예비역이나 그 배우자는 그린피가 3만 원을 약간 웃돌고 있으니 그 싼값에 매료되어 이곳에 모두 온다. 동작이 굼뜰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잘 치고 나간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생각난다. 

 

 

 

 

해가 올라오니 이제 몸이 풀리기 시작한다. 아직 차갑게 느껴지지만, 처음보다는 아주 쾌적하다. 볼은 실수 없이 날아간다. 티샷을 온몸으로 풀어낸다. 

 

 

 

 

 

숫용추 코스로 들어선다.

 

 

 

 

구룡대에서 가장 긴 파 5홀이다. 이곳에서 나는 220m의 티샷을 하고, 쓰리온을 하였다. 

 

 

 

 

저 왼쪽 산을 넘으면 나의 평생 반려자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있다. 장인 어른과 장모님은 20여 년 전에 작고하셨지만, 그분들이 살아계셨을 때 밤새 장모님이 커다란 독에 담가주신 청주를 다섯 사위와 두 아들이 밤새 다 마시고 만취되어 뻗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고, 인생 무상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구룡대와 계룡대에서 라운딩하면서 유일하게 공을 잃었던 장소가 왼쪽에 있는 해저드다. 드라이버가 티샷박스에서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거리가 나지 않았다. 5번 유틸리티로 투온을 노리다가 방향이 약간 슬라이스 나는 바람에 계룡대에서 라운딩하다가 주웠던 볼빅 크리스털 새 공이었는데 저곳에 그만 퐁당 하였다. 개인적으로 크리스털 공이 손맛도 좋고, 거리도 더 나는 것 같았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도읍을 이곳으로 옮기고자 했으나 무학대사가 이곳을 와서 보니 계룡산이 온통 바위로 덮인 바위산이어서 비가 오면 산에 머금지를 못하고 밑으로 그냥 흘려보내니 물이 없다는 것을 간파하고 천도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곳 마지막 홀에서 쓰리온을 하고, 1m 30cm거리의 퍼트에 실패하여 아쉽게 버디를 놓쳤다. 동반자들은 한 명은 버디를 두 개 하고, 다른 두 사람은 한 개씩 했는데 나만 버디가 없었다. 버디 2개 한 사람은 78타를 쳤고, 나는 86타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