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잃은 콜리 種 어린 댕댕이

2024. 1. 8. 21:58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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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부터 욱수골 일대를 헤매고 다니는 콜리 종 믹스견이다. 아직 젖비린내가 가시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이 어린 댕댕이는 콜리 순종(純種)보다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숏다리다. 아주 활달한 성격으로 보이고, 아무에게나 스스럼없이 꼬리를 치면서 달려드는 것으로 봐서 성격이 아주 밝은 아이다. 이런 이유로 부담스럽기도 하다. 특별히 누가 거두어주는 사람도 없는데 몸을 들어보면, 어린 댕댕이인데도 불구하고 제법 묵직한 느낌이 든다. 욱수골에는 길고양이를 거두어 주는 아주머니가 있는데 아마도 그분이 고양이에게 주는 먹이를 얻어 먹었든지 아니면 고양이 몰래 먹었을 수도 있다. 아마도 너무 활발하여 감당이 안된 주인이 욱수골에 버리고 간 것 같기도 하다.

 

저넘이 안쓰러워 욱수골 초입에서 생활하는 눈먼 복실이와 다른 댕댕이들과 친하게 해주면 그럭저럭 지낼 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산으로 난 둘레길에 같이 동행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내 순진한 생각이었다. 막상 산아래로 내려와서 다른 댕댕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접어드니 새끼를 낳은 암컷 댕댕이가 어린 콜리를 보고 코를 찡그리더니 허연 이빨을 보여준다. 어린 녀석은 쪼그려 앉은 내 다리사이로 파고 든다. 눈먼 복실이는 녀석을 받아줘서 겨울 삭풍을 피할 수 있는 곳에 같이 밤을 지내겠지 하는 희망도 복실이의 무심한 행동을 보고 그 희망도 사라졌다. 혹시 이 어린 콜리 종 댕댕이를 잃고 노심초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욱수골로 가서 욱수지까지 한 번 다녀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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